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유엔식량농업기구(FAO) 80주년 기념행사에서 조한겸 산림청 사무관(오른쪽)이 제2회 세계복원대회 우수사례 시상을 받고 있다. 산림청 제공
대한민국의 산림복원 기술과 시민 참여형 생태관리 모델이 유엔 무대에서 국제적 인정을 받았다.
산림청은 울진 산불피해지 생태복원 사업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 주관하는 ‘제2회 세계복원대회(World Restoration Flagships)’에서 우수 복원사례로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세계복원대회’는 유엔이 2019년 선포한 ‘생태계 복원 10년(2021~2030)’ 계획의 일환으로, 전 세계의 복원 전략과 실행을 촉진하기 위해 2022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2회 대회에는 전 세계 200여 개의 복원 사례가 출품됐으며, 이 중 10개만이 최종 우수사례로 뽑혔다. 한국에서는 울진 산불피해지 복원사업이 유일하게 선정돼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15일(현지시간) 열린 FAO 창립 8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대한민국 산림청의 ‘산불로부터 산림복원’ 외에도 △요르단 환경부의 ‘협력적 방목지 복원’ △국제대나무·등나무기구(IBBR)의 ‘남반구 대나무 복원’ △IUCN 주도의 ‘복원 이니셔티브’ 등이 함께 시상했다.
세계복원대회 우수사례를 수상한 산림청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울진 산불피해지 복원사업은 시민참여형 거버넌스 구축, 법·제도적 기반 위의 합리적 의사결정, 자생식물 공급센터를 통한 복원 소재 확보 등 체계적인 복원 절차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대규모 산불 이후 피해지를 단순한 조림이 아닌 생태적 건강성과 자생력을 되살리는 복원 모델로 접근한 점이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산림청은 2022년 3월 발생한 대형산불로 피해를 입은 울진지역 보호구역 1,013헥타르(ha)에 대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자생식물과 자연재료를 활용한 복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복원 완료 후에도 10년간의 장기 모니터링을 통해 생태계 회복력과 생물다양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김인호 산림청장은 “울진 산불피해지 복원이 국제적으로 우수사례로 선정된 것은 우리 산림복원 역량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앞으로도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증진에 기여하고, 한국형 산림복원 모델을 세계와 공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