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서울색 '모닝옐로우'.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2026년 서울색으로 '모닝옐로우(Morning Yellow)'를 선정하고 지난 2일 공식 발표했다. '서울시민의 보통의 하루를 여는 아침해를 담은 노란빛'으로 정의된 이 색상은 시민들의 내면적 갈증과 희망을 반영하여 도출됐다.

색상 선정 배경 및 과정

서울시는 색상 선정을 위해 먼저 사회적 배경을 분석했다. 잦은 비, 가을장마 등 이상 기후와 디지털 홍수로 인한 피로감, 사회적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시민들은 '무탈한 일상'과 '내면의 안정'을 가장 갈망하는 것으로 빅데이터 분석 결과 나타났다.

이러한 시민들의 니즈는 자기돌봄형 취미(러닝, 필사, 뜨개질 등) 확산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시민 1,416명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내년 서울색에 담고 싶은 가치 1위로 '활력'이 선정됐다.

시는 활력과 안정감을 담아낼 색상을 도출하기 위해, SNS 및 온라인에서 시민들이 공유한 '서울의 아침 해' 이미지 3천여 건을 수집했다. 이 이미지를 국가기술표준원(KCSA) 기준으로 분석하여 안정감과 활력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노란 계열의 '모닝옐로우'를 최종 선정했다.

오세훈 시장은 "시민들이 많은 스트레스와 팍팍한 일상을 살고 계신데, 도시에서 희망·활력·행복을 느끼고 싶어 하는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색을 아침 해와 그 주변에 번지는 노란 계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유은미 한국색채학회 회장은 "시민의 정서와 감정을 색으로 시각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6년 서울색 모닝옐로우를 적용한 명소들 왼쪽 위부터 서울시청,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남산 서울타워, 세종문화회관. 서울시 제공


모닝옐로우의 활용 계획: 도시 경관과 산업 전반에 적용

'모닝옐로우'는 별도의 하드웨어 설치 없이 색상 코드값 변경만으로 서울의 인상을 바꾸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모닝옐로우는 이날부터 서울시청사, 남산 서울타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롯데월드타워, 월드컵대교, 신행주대교, 광화문광장(해치마당), 세종문화회관(아뜰리에광화), 세빛섬, 서울식물원 등 시내 주요 명소의 야경 조명에 적용되어 시민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최인규 디자인정책관은 "이미 설치된 조명에 입력하는 색상 코드값만 바꿔서 서울의 인상을 바꾼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승대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 회장은 "다양한 디지털 환경에서도 시인성이 높고, 서울의 야경과도 조화롭게 적용될 수 있는 색"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친환경 굿즈 및 산업 협업

모닝옐로우를 적용한 다양한 굿즈(상품) 제작을 통해 시민들의 일상에 스며들게 할 계획이다. 노루페인트와 KCC가 서울색 페인트를 제작하며, 노루페인트는 색을 청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는 '컬러사운드' 영상을 제작한다.

또한, LG화학 및 하지훈 작가 협업 친환경 소반, 라이의 모자, 레미제이의 러너 타올, 선데이플래닛47의 화분 등 다양한 제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시는 패션 브랜드와도 협업하여 티셔츠, 양말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2026년 서울색 모닝옐로우를 적용한 굿즈들. 서울시 제공

이전 서울색 선정 및 활용 사례

'서울색'은 2023년부터 발표되기 시작했으며, 모닝옐로우는 세 번째 색상이다.

2024년 서울색은 팬데믹 이후 회복기에 접어들며 시민들이 염원한 '희망과 긍정'의 정서를 반영한 '스카이코랄'이었다. 이 색상은 서울 주요 명소 경관 조명, 서울광장 '서울색 정원', 디자인 전시 및 굿즈 등에 활용되었다.

2025년 서울색은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 증대와 '환경·공존'의 가치를 강조한 '그린오로라'였다. 그린오로라는 DDP 등 랜드마크 경관 조명, 친환경 소재 및 디자인 적용, 환경 관련 캠페인 등에 활용된 바 있다.

해외 도시 '색채 정책' 사례

서울색처럼 도시의 정체성을 담아내고 도시 마케팅에 활용하는 색채 정책은 해외 주요 도시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파리 블루(Paris Blue)' 등 특정 색채를 지하철, 안내 표지판 등 공공 디자인에 사용하여 도시의 클래식하고 통일된 인상을 구축했다.

독일 베를린은 역사적 배경과 현대적 도시의 조화를 상징하는 무채색 계열인 '베를린 그레이(Berlin Grey)'를 공공 시설물에 활용해 차분함과 진정성을 도시 이미지에 반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가든 시티(Garden City)' 정책에 맞춰 밝고 생기 넘치는 녹색 계열인 '싱가포르 그린(Singapore Green)'*을 활용하여 친환경적이고 활기찬 도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