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에서는 위험요소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고 산향에 나서야 한다. 산림청 제공

겨울산은 흰 눈으로 덮인 숲과 고요한 풍경 속에서 겨울만의 특별한 정취를 선사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언제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가 겨울철 이용 안전 수칙을 특별 안내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겨울 산행의 가장 큰 위험은 결빙된 지면이다. 평소에는 안전한 등산로라 해도, 밤사이 얼어붙은 흙길과 목교, 계단, 암반 구간은 순식간에 ‘미끄럼 지대’로 바뀐다. 특히 그늘진 계곡부, 바람이 통하지 않는 숲길, 목재 데크 구간은 눈보다 더 위험한 ‘검은 얼음(블랙아이스)’이 형성되기 쉽다. 실제로 겨울철 산림 사고의 상당수는 실족과 낙상에서 비롯된다.

국립 용화산 자연휴양림의 '숲속의 집'.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

또 하나의 주요 위험 요소는 급격한 기온 변화에 따른 저체온증이다. 산악지형은 평지보다 체감온도가 훨씬 낮다. 바람이 불면 체온 손실은 더욱 빨라진다. 얇은 옷차림이나 면 소재 의복은 땀에 젖은 뒤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려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겨울 산행에서는 방풍·보온이 가능한 복장과 여분의 옷, 핫팩 등 보온장비가 필수다.

야영객에게는 또 다른 위험이 있다. 텐트 내 난방기구 사용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난로나 화목난로를 사용할 경우, 무색·무취의 일산화탄소가 축적되면서 의식 저하와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특히 취침 중에는 증상을 인지하지 못해 더욱 치명적이다. 이에 따라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동절기(12~2월) 운영 야영장에 일산화탄소 경보기 비치 및 대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는 이용자 안전을 위한 중요한 조치로 평가된다.

산림청이 제시한 주요 겨울철 안전 수칙은 다음과 같다.

외부활동 전 반드시 기상정보 확인

급격한 기온 변화에 대비한 방한복·방풍복 착용

미끄럼방지 기능이 있는 등산화 또는 굽이 낮은 신발 착용

계단·목교 이용 시 난간 잡고 이동

텐트 내 난방 시 일산화탄소 경보기 사용, 환기구 확보

등산로와 산림 내부에서는 화기 사용 금지

대설·한파·산불 예보 시 방문 자제 및 사전 문의

국립 청옥산휴양림의 야영장.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

김판중 휴양지원과장은 “겨울철 휴양림은 아름다운 설경을 즐길 수 있는 반면, 기상 변화가 빠르고 결빙 위험이 높아 작은 부주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산림휴양시설 이용 시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겨울 산행은 자연을 깊이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지만, 자연은 언제나 인간의 준비를 요구한다. 안전 장비 한 가지, 옷 한 겹, 확인 전화 한 통이 생명을 지키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숲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숲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