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방식으로 김치를 저정하는 김장독. 이재순 제공

2025년 겨울, 한 김장독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사진 속에는 뒤뜰에 구덩이를 파고 김장김치독을 조심스레 묻는 모습이 담겨 있다.

김치냉장고가 모든 가정의 필수품이 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이 전통 방식을 고집하기도 한다. "와우 단지에 담그셨네요? 겁나 맛나보여유. 시골에서는 김치 냉장고 필요 없쥬 ㅎ 굴파서 넣어놓고 겨우내 꺼내 먹던 시절이 생각나네요"라는 호평과 함께 공유된 사진에는 "어머 옛날생각나요 세상에 요즘도 이렇게... 정말 맛나요 땅에 묻은 항아리속 김치 먹으러 가야겠어요"같은 반응이 쏟아졌다. 마당이나 텃밭이 있는 일부 주택에서는 여전히 이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옛날 방식으로 해보니 맛이 다르다"는 후기와 함께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땅속은 겨울철에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김치 발효에 최적이다. 이재순 제공

땅속이 만드는 완벽한 발효 환경

땅속은 겨울철에도 0~5℃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이 온도대는 김치 발효에 최적이며, 지상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져도 땅속 깊은 곳은 김치가 얼지 않을 만큼만 차갑고 천천히 익어갈 수 있을 만큼만 따뜻하다. 급격한 온도 변화 없이 습도도 일정하게 유지되어 김치가 마르거나 지나치게 물러지는 것을 방지하며, 빛이 차단된 환경은 영양소 파괴도 막아준다. 천천히 발효되면서 비타민 C 같은 영양소가 보존되고 유산균은 서서히 증식한다. 현대 김치냉장고의 '숙성실' 기능이 결국 이 땅속 원리를 재현하려는 노력인 셈이다. 경험자들은 "김치냉장고보다 더 깊은 맛이 난다"고 입을 모으는데, 이는 자연의 조건만으로 만들어지는 독특한 발효 환경 때문이다.

2025년에도 재조명되는 좃ㅇ들의 친환경 김치보관법'김장독'. 이재순 제공


2025년에도 유효한 조상의 지혜

2025년에도 이 방식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맛의 차이와 친환경 가치, 그리고 경험의 의미 때문이다. 전기 한 줄 쓰지 않는 탄소 제로 보관법은 기후위기 시대에 더욱 의미가 크다. 직접 땅을 파고 김장독을 묻는 과정 자체가 가족의 이야기가 되고, SNS에서는 "도전해보고 싶다", "이게 진짜 전통이지" 같은 댓글이 이어진다. 귀농·귀촌 가정에서는 아예 김치냉장고 대신 땅속 보관을 선택하기도 한다. 조상들은 과학 용어를 몰랐지만 계절의 리듬 속에서 땅속이 김치를 가장 잘 지켜준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다. 2025년 겨울, 공유된 사진 한 장은 빠르고 편리한 것만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 '느리지만 깊은 맛'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이 지혜가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