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을 딛고, 실패를 끌어안고, 또다시 도전하며 얻어낸 인생, 바로 산림기술사 안 전 소장의 현재 모습이다.
봄비처럼 고단했던 청춘도, 거센 바람 같은 역경도 끝내 그를 꺾지 못했다. 아버지를 잃은 10대 소년은 삶의 무게에 짓눌렸지만, 절망 대신 다시 책을 붙잡았다. 공장의 쇳소리가 귀를 울리던 밤에도, 그는 언젠가 다른 길을 열리라 믿었다.
그렇게 시작된 공직 생활은 35년 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안수갑 전 부산시 푸른도시가꾸기 사업소장의 이야기는 단순한 공직자의 연대기가 아니다. 가난을 딛고, 실패를 끌어안고, 또다시 도전하며 얻어낸 인생의 철학이다. 그는 담담히 말한다. "열심히 살아야 노후가 편하다." 그의 목소리는 오늘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인생의 길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울림이 된다.”
안 전 소장은 남들이 보기엔 ‘탄탄대로 공직자’였지만, 그 속에는 치열한 삶의 흔적이 켜켜이 남아 있다. 고교 3학년 때 아버지를 잃고 대학을 포기한 그는 공장에 다니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나 “공장에서 평생을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전문학교를 거쳐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그 과정에서 자수성가의 길을 걸었다.
지난해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장 재직 시 가꾼 해운대수목원 장미원.
그는 퇴직 10년 전인 50대 초반부터 퇴직 후를 준비했다. “100세 시대, 퇴직 후 10만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결국 기술사 자격증에 도전했다. 네 번의 낙방 끝에 2018년 산림기술사에 합격한 그는 “자격 없이는 사회에서 경쟁할 수 없다”며 끈질긴 도전을 강조했다.
직원 4명과 일하고 있다는 그는 후배 공무원들에게는 “인생에 정답은 없다. 현재 하는 일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그게 정답”이라고 조언한다. 또 “지금 열심히 살아야 나중에 편하다”며 성실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젊은 시절은 어떤 환경에서 성장하셨나요?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대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당장 생계를 위해 공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다시 책을 잡았습니다. 전문학교를 거쳐 공무원이 됐습니다. 남들보다 늦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는 게 제 자랑입니다.”
―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요.
“아이 셋을 키우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했고, 직장 때문에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도 부족했죠. 지금 돌아보면 그게 가장 아쉽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커서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해 주니 보람을 느낍니다.”
작업복을 벗어버리고 오랜만에 정장차림을 한 안수갑 전 소장.
― 퇴직을 준비하며 어떤 노력을 하셨습니까?
“사무관이 되고 나서부터 퇴직 이후를 고민했습니다. ‘100세 시대에 퇴직 후 10만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그래서 기술사 자격증에 도전했습니다. 네 번 떨어지고 다섯 번째에 합격했습니다. 그 과정이 힘들었지만, 결국 그게 지금 회사를 운영하는 기반이 됐습니다. 자격과 기술이 없으면 퇴직 후 경쟁력이 없습니다.”
― 좌우명처럼 지켜온 생활 철학이 있으십니까?
“돈이 많아도 건강하지 못하면 그건 유산일 뿐입니다. 건강하면 그 자체가 재산이에요. 또 잘 사는 건 출세나 돈이 아니라 옆 사람과 사이좋게 지내는 겁니다. 직장에서도 ‘함께 일하는 동료와의 관계’가 제일 중요합니다.”
― 독서 습관에 대해서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책은 세 번 읽습니다. 처음엔 밑줄 치며 읽고, 두 번째는 밑줄 친 부분만 다시 읽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키워드를 정리해 제 것으로 만듭니다. 《잘 나가는 공무원은 무엇이 다른가》 같은 책을 읽으며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에게 잘하는 것이 더 큰 힘이다’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안 전 소장은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며 "현재의 일이 즐겁다면 그게 정답이다"라고 말한다.
― 후배 공무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요?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현재 하는 일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그게 정답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살아야 노후가 편합니다. 이건 제가 몸소 살아본 결과 얻은 확신입니다.”
― 퇴직 후 곧바로 회사를 창업하셨죠. 힘들진 않으셨습니까?
“물론 힘들었습니다. 사업은 절실해야 합니다. 처음 3년은 세 배로 더 일해야 합니다. 낮에는 사람 만나고, 밤에는 서류 만들고, 주말엔 현장 조사. 제가 세 사람 몫을 해야 버팁니다. 뿌리가 활착되려면 3년은 필요합니다.”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저는 단순히 돈을 버는 기술사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 그리고 미래 세대에 기여하는 사무소를 만들고 싶습니다. 산을 보존하면서도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안 전 소장의 삶은 ‘퇴직 후 대비’와 ‘자기계발’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그는 스스로 몸소 보여주듯 말한다. “열심히 살아야 노후가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