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순천대에서열린 '2025년 호남조경대전'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3일, 코로나19 이후 재개된 호남지역 조경학과 간 교류가 국립순천대학교 70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다.

'2025 호남조경대전(湖南造景大展)'의 이름 아래 열린 이번 행사는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지역 7개 대학 조경학과의 졸업작품 14편이 선보이는 지역 조경 교육의 결산이자 차세대 조경인들의 교류 플랫폼으로 기능했다.

내빈소개를 하고 있는 목포대 이창훈 교수


개회식부터 시상식, 특강, 수상자들의 졸업작품 설명으로 이어진 행사는 잘 짜여진 조경 작품을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보는 듯 집중력 있게 진행됐다.

1년을 마무리하는 조경인의 교류의 장

오후 1시부터 목포대학교 조경학과 이창훈 교수의 사회로 개회식이 시작됐다.

한국조경학회 호남지회 박지환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부득이한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배정한 조경학회장의 영상 축사가 상영됐다.

한국조경학회 호남지회 박지환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어서 오늘 행사 개최에 많은 도움을 준 국립순천대학교 김도균 교수의 환영사도 학생들과 참석자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김 교수는 "지구가 멸망해도 조경은 계속된다"며 "모두들 어려운 시기라고 하지만 글로벌 시장과 틈새시장은 미래의 조경인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끝까지 희망을 갖고 노력하라"는 말을 학생들에게 들려줬다.

지구가 멸망해도 조경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환영사를 하고 있는 순천대 김도균 교수

시상식에서는 총 7편이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국립목포대 조경학과의 '流結蘇鄕(유결소향): 흐름이 맺힌 자리, 마을이 되살아나다'(김서연·신동석·정휘찬·최선호), 국립순천대 조경학과의 'Urban Estuary'(박지현·박채원), 동신대 산림조경학과의 '융화원'(노건웅·박현석·김태겸·조형준·민경욱), 우석대 조경학과의 '잃어버린 지례, 다시 피어나다'(최현민·최병희), 원광대 산림조경학과의 '발산의 전환'(이슬기), 전남대학교 조경학과의 'Jungoe Rewired'(박소은·구조은·김하은), 전북대 조경학과의 'Less In, More Out'(강다예·김성훈·황정주) 등이다.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받은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각 작품은 지역성, 생태적 전환, 문화유산의 재해석이라는 키워드로 현대 조경의 과제를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립목포대학교 조경학과의 'Curve Over Layers_장성군 고려시멘트 이전부지 재조성 계획'(강성호·김세은·김주노·김다윗)과 국립순천대학교 조경학전공의 'REVERSE BUNKER'(장세희·김지송) 등 5작품은 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우수상 역시 호남 조경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동시에 담아냈다.

미래의 가능성을 확인한 수상 작품 설명회

졸업 작품 전시회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개회식과 시상식에 이은 작품 설명회에도 학계·업계가 총출동해 '조경인의 잔치'다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작품을 심사하고 격려한 국립목포대 박지환·이창훈, 국립순천대 김도균·박석곤·김순기·오창송, 동신대 국찬·신용규, 우석대 이정한, 원광대 김상욱·안병철, 전남대 권윤구, 전북대 양병선 교수 등이 테이프 커팅식에 참여했다.

한국정원조경연합회 김경섭 상임회장과 김길수 공동회장, 이근형 사무국장, 윤현석 위원장, ㈜아이엘오퍼레이션 임승재 대표, ㈜성주종합개발 배상수 대표, ㈜태영건설 박주열 선임 등도 자리를 함께하며 지역 조경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전남대학교 조경학과 박소은 학생이 작품 'Jungoe Rewired'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한국정원조경연합회 김경섭 회장은 이순신 장군의 "若無湖南 是無國家(약무호남 시무국가,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를 조경계 버전으로 재해석한 "若無湖南造景 是無韓國庭園(호남 조경이 없으면 한국 정원도 없다)"라는 화두를 제시해 참석자들이 귀를 기울이게 했다.

이는 담양과 완도, 청산도 등으로 대표되는 호남의 전통 정원문화가 한국 조경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자산임을 강조한 것이다. 전통 세대와 미래 세대는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지켜내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동신대 박현석 학생이 최우수상을 받은 나주 '융화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한국정원조경연합회는 한국조경학회 호남지회에 후원금을 전달하며 지역 조경교육 발전에 대한 실질적 지원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자격제도 변화와 미래 조경인의 역량 강화 위한 특강

한국산업인력공단 김규섭 선임연구원의 '조경분야 국가기술 자격 현재와 미래' 특별강연은 이날 행사가 단순한 연말 마무리 행사가 아니라 진로를 고심하는 미래 세대에게 결정적인 팁을 제공하는 자리여서 더욱 다채로웠다.

향후 조경 관련 자격제도의 변화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진로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김규섭 선임연구원이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위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행사 사회를 맡은 국립목포대 이창훈 교수는 "코로나19로 단절되었던 호남지역 조경학과 간 교류가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며 "학생들이 그동안의 배움과 경험을 졸업작품 전시라는 형태로 나누고, 호남지역 조경의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이라고 행사의 의미를 밝혔다.

호남조경대전은 매년 순회 개최를 통해 지역 조경 교육의 질적 향상과 학교 간 교류 활성화를 도모한다. 단순한 졸업작품 전시를 넘어 호남지역 조경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인재 양성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2025녀 호남조경대전'은 전통과 미래가 함께 꿈과 희망을 다져본 기회였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본격 재개된 이번 행사는 호남 조경의 전통적 가치를 재확인하고, 미래 세대의 역량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조경의 디자인처럼 정교하게, 정원의 시공처럼 정성스럽게 준비된 이날 행사는 호남 조경계의 결속과 미래 비전을 동시에 보여준 '조경인의 잔치'였다.

내년 행사는 국립 목포대학교에서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