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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개발 사업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 최대 규모 판자촌이자 강남 마지막 판자촌인 구룡마을의 토지와 비닐하우스 등 모든 소유권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로 넘어갔다고 서울시가 27일 발표했다.

구룡마을은 1970~1980년대 철거민들이 이주하면서 만들어진 무허가 판자촌이다. 2012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개발 방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개발이 중단됐다가 최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서울시는 지난 3월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설계 공모 당선작을 발표했다. 2029년까지 이곳을 청년, 신혼부부, 노년층 등 모든 세대가 함께 살 수 있는 자연친화적 주거단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토지 24만㎡ 중 16만㎡는 협의매수, 8만㎡는 수용재결로 취득

SH공사는 2023년 5월 보상계획을 발표한 뒤 3차례 보상협의회와 감정평가를 거쳐 협의 계약을 진행했다. 합의가 안 된 토지와 건물에 대해서는 토지보상법에 따라 수용재결 절차를 밟았다.

수용재결은 공익사업을 위해 토지를 취득할 때 소유자와 먼저 협의하고, 합의가 안 되면 지방토지수용위원회를 통해 강제로 토지를 취득하는 법적 절차다.

사유지 24만㎡ 중 약 16만㎡는 협의를 통해 계약이 성사됐다. 나머지 8만㎡는 2024년 7월 수용재결을 신청해 SH공사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비닐하우스 등 1천931건 중 337건 협의매수

비닐하우스와 간이 건물 등은 총 1천931건이 있었다. 이 중 소유자가 확인된 967건에 대해 협의를 진행해 총 337건을 협의로 계약했다.

합의가 안 되거나 소유자를 찾을 수 없는 나머지 건물들은 두 차례에 걸쳐 수용재결 절차를 거쳐 소유권 취득을 완료했다.

내년 하반기 공공주택 건설 착공 예정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아직 이주하지 않은 거주민들과 계속 소통해 안전한 주거 환경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안정적으로 공공주택 건설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SH공사가 구룡마을 소유권을 모두 확보함으로써 화재와 홍수 등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 구룡마을을 주거와 녹지가 어우러진 양질의 주거환경으로 바꿀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