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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아파트 새 조감도. 아이에스 동서 제공
난개발 논란으로 지난해 사업자가 스스로 포기했던 부산 남구 이기대 아파트 건립 사업이 다시 시작됐다.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경관심의를 받을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27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남구는 아이에스동서 자회사인 엠엘씨가 용호동 973번지에서 추진하는 주택사업에 대해 '부산시 주택사업 공동위원회' 심의 개최를 요청했다. 이때 경관 부분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사업자도 지난 6월 남구청에 재신청하면서 경관심의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이르면 다음 달을 포함해 올해 하반기 중 주택사업 공동위원회를 열기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경관심의 없어 여론 비판, 이번엔 의무 아니어도 실시키로
지난해 2월 이 사업이 주택사업 공동위원회 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했을 때 경관심의가 이뤄지지 않아 여론의 강한 비판을 받았다.
이 아파트는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이기대 초입에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경관심의에 대한 법적 의무가 없어 '건축, 교통, 개발행위허가' 3개 분야에 대한 심의만 진행됐다.
남구 관계자는 "지난해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경관심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규모 축소하고 간격 늘려 "경관 배려" 주장
사업자는 지난해 사업안을 수정해 경관에 대해 많은 고려를 했다고 주장한다.
기존에는 아파트 3개 동을 각각 31층, 30층, 29층으로 짓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동수를 2개로 줄이고 높이를 모두 28층으로 맞췄다. 동 간격도 기존 30m에서 40m로 늘리고, 전체 가구 수도 308가구로 11가구 줄였다고 밝혔다.
교량과 도로 폭도 기존 10m에서 15m로 늘리겠다던 계획을 20m로 더 확대했다.
사업자 측은 "특별건축구역에 버금가는 설계를 했고, 이기대 예술공원의 일부로 녹아드는 유기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다"며 "옹호별빛공원으로 가는 앞부분에 공용 공간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시의원 "종합적 관점서 꼼꼼한 심의 필요"
부산 시민단체들은 경관심의가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된다며 제대로 된 심의를 요구하고 있다.
도한영 부산경제정의실천연합회 사무처장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이기대 입구에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다"며 "이기대 예술공원이나 용호부두 재개발 등 종합적인 그림과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서지연 부산시의원은 "1년 전 심의 때와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져 있다"며 "금융자사고가 해당 부지 바로 앞에 들어오기로 결정됐고, 이기대 예술공원 사업 예산도 확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심의에서는 교통, 경관, 정책 영향 등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