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산불피해목이 2025APEC 정상회의 공식 가구로 재탄생한 과정을 담은 기록. 코아스 제공
불에 탄 나무가 국제회의장 중심에 섰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선택한 '최고의 브랜드'가 됐다.
경북 산불 피해목으로 제작한 가구가 APEC 2025 정상회의를 거쳐 '2026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까지 받는 과정은, 산림 재난 관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소비자가 인정한 산림의 가치
코아스, '2026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사무가구 부문 수상. 코아스 제공
국내 사무용 시스템 가구의 선구자 코아스가 한국소비자포럼 주관 '2026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가구 부문에 선정됐다. 이 상은 소비자 만족도 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 최대 규모 브랜드 어워드로, 코아스는 주요 가구 브랜드들을 제치고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수상의 결정적 요인은 ESG 경영, 특히 산불 피해목의 고부가가치 제품화였다. 노병구 대표는 "산불 피해목 재탄생, 수해 현장 지원 등 사회적 가치 실현 노력이 고객들의 사랑과 응원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APEC 정상회의가 증명한 기술력
산불 피해목과 대나무 바이오 가죽으로 제작한 마루:온과 에테르. 코아스 제공
코아스는 경북 지역 산불 피해목을 특수 가공 기술로 프리미엄 목재 가구로 재탄생시켜, APEC 2025 정상회의 공식 가구 협찬사로 선정됐다. 각국 정상들이 사용한 회의 테이블에는 '산불 피해목 활용' 안내 스티커가 부착돼, 이 가구가 단순한 목재 제품이 아닌 지속가능성의 메시지를 전하는 매개체임을 알렸다.
불에 그을린 흔적과 나이테, 자연이 남긴 질감을 살린 디자인은 '완벽한 새 제품'이 아닌 '기억하는 가구'라는 새로운 가치 기준을 제시했다. 국제 무대에서 산불 피해의 흔적이 오히려 특별한 의미와 미적 가치로 인정받은 것이다.
산림 관리의 새로운 가능성
산불 피해목이 복원과 순환의 자원으로 재평가되었다. 코아스 제공
이번 사례는 산림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산불 피해목은 오랫동안 처리 비용만 발생하는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국제 무대와 소비자 선택으로 입증되면서, 피해목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제거와 폐기의 대상이 아닌, 복원과 순환의 자원으로서 산불 피해목이 재평가되는 것이다. 이는 속도와 정리 중심의 재난 복구를 넘어, 기억과 활용, 교육까지 아우르는 산림 순환경제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술과 가치의 결합
코아스의 성공은 단순한 친환경 마케팅이 아니라, 실질적 기술력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수 가공 기술로 피해목을 고급 목재로 재탄생시키는 한편, 친환경 대나무 가죽 소재를 적용한 '마루온(MARUON) 체어' 등 지속 가능한 제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한 가구와 IoT를 연계한 스마트 오피스 솔루션,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선보일 AI 융합 가구 등 기술 혁신도 병행하고 있다. 전통 가구 제조를 넘어 '워크테크(WorkTech)' 기업으로 도약하며, 산림 자원의 가치를 첨단 기술과 결합시키는 시도다.
일회성을 넘어 모델로
코아스는 APEC 정상회의장을 찾아 산림 순환경제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코아스 제공
퍼스트브랜드 대상은 전문가 심사보다 소비자 평가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은 산림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산불 피해라는 아픈 기억을 품은 나무가 오히려 신뢰와 호감을 얻어 브랜드를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제 과제는 이러한 성공 사례가 일회성 상징에 머무르지 않고, 산불 피해 지역의 실질적인 산림 관리 모델로 확장되는 것이다. 기술·디자인·서사가 결합된 산불 피해목의 '영광의 귀환'이 산림 정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산림 업계의 주목이 집중되고 있다.
숲의 상처를 숨기지 않고 기억하며, 그 기억을 새로운 가치로 전환하는 순환 구조. 코아스의 수상은 그 가능성을 현실로 증명한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