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조수다'에 올라 온 송동근 방장의 서울시장 표창장. 조수다 제공

지난 2일 저녁 '조수다'에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쪽팔리는 조경인 되지 말자!는 문구와 함께

송동근 방장이 받은 서울특별시장 표창장(제5185호)이었다. 그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감사함을 전한 사진 한 장. 2025년 12월 31일 전달된 표창의 사유는 '도시녹화 및 정원문화 활성화' 관련 시책사업 기여였지만, 그 이면에는 18년 현장 경력의 조경인이 조경계를 위해 쏟아부은 땀과 시간, 그리고 '사람을 키우는 조경'이라는 신념에 대한 인정이 담겨 있었다.

"후배가 '선배 도움 없었다'는 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현장·교육·나눔을 강조하는 '조수다'는 2021년 5월 출범했다. 조수다 제공

송동근 방장이 '조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수다방(이하 조수다)'를 만든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정한조경 정광조 상무가 '처음 조경 시작할 때 막막했고 선배 도움이 절실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정말 마음 아팠어요. 그래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조수다를 만들었죠."

2021년 5월, 그렇게 시작된 조수다는 현재 2,000명 규모의 국내 최대 조경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현장 정보 공유, 무료 교육, 네트워킹의 장으로 자리 잡으면서 조경계 선후배를 잇는 허브가 됐다.

필드컨설턴트부터 4대강까지… 18년 현장이 만든 신뢰

2025년 영등포의 밤에서 송동근 방장이 18년 경력의 시공이야기를 하고 있다. 조수다 제공

송 방장은 커뮤니티 리더 이전에 '현장 실무자'다. 필드컨설턴트, 골프설계를 시작으로 4대강사업 조경시공, 각종 관내 조경공사, LH택지 조성공사, 아파트 조경공사까지. 준공한 단지만 수십 개에 이른다.

"18년간 설계와 시공, 컨설팅까지 정말 집요하게 해왔어요. 가장 중요한 건 품질입니다. '쪽팔린 조경인'이 되지 않게 만들고 싶어요. 사진 한 장으로 끝나는 조경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조경이어야죠."

그의 말은 직설적이다. "창피하게 살지 말자", "쪽팔린 조경인 되지 말자"는 표현에서 드러나듯, 꾸밈없고 정확하게 의미를 전달한다. 자연을 대하며 체득한 언어다. 화려하지 않지만 조경인들의 가슴에 와닿는다. 그래서 더 신뢰가 간다.

"조경 바닥이 살아야 젊은 인력이 온다"

조수다는 신진세력 유입으로 산업 발전과 품질 향상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도록 노력한다.

송 방장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조경 바닥이 잘 살아야 한다."

"조경 분야 종사자들에게 적절한 연봉과 복지가 따라야 비전이 커지고, 비전이 커져야 젊은 친구들이 설계·시공 쪽으로 유입돼요. 사람이 유입돼야 산업이 발전하고, 산업이 발전해야 품질이 올라가죠. 결국 선순환입니다."

그는 업계 문제도 정면으로 지적한다.

"페이퍼컴퍼니, 면허만 빌려서 사업하는 관행. 이런 게 사라져야 조경이 제대로 성장해요. 제대로 일하는 사람들이 손해 보면 현장이 망가지고 분야 비전이 사라집니다. 수목생산업자 대금 미지급, 부실시공, 사후관리 문제까지. 개선할 게 너무 많아요. 하나씩 하나씩 바꿔가야죠. 조수다가 그 선봉에 설 겁니다."

현장 교육과 소통의 실천

정기적으로 열리는 대영수림원의 소나무 무료 전지교육. 조수다 제공

조수다의 상징은 실천이다. 2022년 9월 24일 서울 첫 정모를 시작으로 매년 봄·가을 2회, 경기도 시흥 대영수림원에서 60년생 소나무 전지교육을 진행한다. 사회초년생들이 직접 가위를 들고 배우는 현장형 교육이다.

"조경에 몸 담고 있으면서도 전지가위 한 번 안 잡아본 사람도 꽤 있어요. 전지는 직접 손으로 해봐야 체득되는 기술이죠."

2025년 서울 대정모에는 전국에서 120명 이상이 모였다. 회비와 송 방장의 사비까지 보태 교육 후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작지 않은 행사를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한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천원부터 모인 후원이 어려운 가정에 온기로"

매년 겨울 서울 성북구 정릉동 일대에서 열리는 연탄 나눔봉사. 조수다 제공

조수다의 활동은 조경 현장을 넘어 사회적 약자들에게까지 뻗어 있다. 2023년부터 시작한 연탄봉사는 4회째 이어 지고 있다. 회원들이 천원부터 십시일반 후원해 모은 성금으로 매년 겨울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민다.

"삶이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조경인들이 나무와 식물로 도시를 푸르게 만드는 것처럼, 사회적 약자 편에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싶었죠."

2025년에는 한국조경협회의 따뜻한 후원까지 더해져 더욱 푸짐하게 지원할 수 있었다. 지원받은 분들로부터 감사 인사가 전해졌고, 조수다 회원들은 그 마음을 다시 현장으로 가져갔다. 나무를 심고 가꾸듯,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키워가는 공동체. 조수다의 진면목이다.

2,000명에게 남긴 송년 메시지… "품질 놓치지 말자"

2025년을 마무리하는 회원들의 감동 글 모음. 조수다 제공

지난해 연말, 송 방장은 조수다 단톡방 2,000명에게 감사의 글을 남겼다.

"가끔 누군가 '너 뭐 하는 사람이냐', '왜 도와주냐'고 물으면 난감해요. 대학 후배가 '선배들한테 도움받은 것 없다'고 할 때 가장 속상했어요. 그래서 조경 선배로서 도움 주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죠. 돈에는 별로 관심 없어요. 그냥 가족들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라며 사는 40대 중반 방장입니다."

그는 이어 당부했다. "톡방 악용하지 말고, 정답 없으니 다투지 말고, 외상거래 하지 말고, 품질 놓치지 않기 바래요. 조경하기로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창피하지 말고 식물 좋아해야죠."

"창피하게 살지 말자", "못난 조경인만 되지 말자"는 그의 직설적인 화법은 조경인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허세 없고, 정확하고, 본질을 찌른다. 자연 앞에서는 거짓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현장인의 언어다.

회원들은 댓글로 화답했다. "가슴 뭉클했다", "품질 놓치지 말자는 말이 오래 남는다."

고등학생부터 사회초년생까지… 진로·실무·네트워킹 허브

조수다 송동근 방장의 고양고 특강. 송동근 방장 제공

조수다는 고등학생부터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조경 입문, 진로, 식재 실무 특강을 진행한다. 고양고등학교에서 조경 진로 특강을 집중 진행하는 등 교육 범위도 넓다.

"앞으로도 실무 능력 키우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전수할 겁니다."

운영 과정에서 오해나 잡음도 있었다. "강퇴당하거나 탈퇴한 회원들이 유언비어 퍼트리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도 직접 조수다 경험해보면 생각 바뀔 거예요. 강퇴에는 다 사연이 있고 톡방 운영 기준에 따라 진행되니 믿어주세요."

"조경 선배로서 빚진 마음 갚는 것"

보라매공원에서의 112번째 청소년연맹과 정원조성. 조수다 제공

송동근 방장은 표창장을 받은 공로를 회원들에게 돌렸다.

"수상 소감이라기보다 우리 회원들에게 보낸 신년 인사를 다시 전하고 싶어요. '왜 이렇게까지 도와주냐'고 묻는데 답은 하나예요. 조경 선배로서 빚진 마음을 갚는 거죠. 돈에는 관심 없어요. 그저 우리 가족 건강하고, 후배들이 어디 가서 조경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으면 돼요. 식물 다루는 사람들이니만큼 마음도 정직하고 성실했으면 좋겠어요. 인연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2026년에도 나무 그늘처럼 시원하고 든든한 한 해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할아버지, 아버지로 이어지는 조경 집안의 3대. 송동근 방장은 30대 시절 조경사업과 실무를 치열하게 겪으며 체득한 '현장의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못난 조경인만 되지 말자"는 그의 직설적인 메시지는 2,000명 회원들의 가슴에 울림으로 남는다.

조수다는 이제 단순한 커뮤니티를 넘어 조경계 신진과 전문가를 잇는 허브이자, 사회적 약자를 품는 온정의 공동체로 자리 잡았다. 나무 그늘처럼 시원하고 든든한 동료가 되어주는 곳. 그의 바람대로 2026년 한국 조경계가 더욱 푸르고 단단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조수다는 2026년에도 조경계의 허브로, 온정의 공동체로 활동할 계획이다. 조수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