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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안동암산얼음축제'에 관광객이 몰린 모습. 안동시 제공

경북 북부권을 대표하는 겨울 축제 중 하나인 안동암산얼음축제가 예상보다 온화한 겨울 날씨 탓에 2026년 개최가 취소됐다.

안동시와 한국정신문화재단은 오는 17~25일 개최 예정이던 축제를 불과 열흘 앞두고 얼음 결빙 기준에 미치지 못해 안전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 8일 축제 운영을 포기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축제를 진행하려면 얼음 두께가 최소 25㎝ 이상은 돼야 한다"며 "5일 재보니 20㎝도 안 돼 안전상의 문제로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축제는 영남 최대 겨울축제로 썰매, 스케이트, 얼음낚시 등의 체험 행사와 얼음빙벽, 얼음 조각 전시 등을 선보였다. 매년 약 30만 명이 찾는 지역 겨울 관광의 핵심 행사였지만 올해 행사 취소 결정으로 지역 관광·경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축제 준비 측은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취소 사실을 공지했으며, 대체 관광 프로그램 마련 여부도 검토 중이다.

안동암산얼음축제 취소 안내문


최근 이상기후로 취소·변경된 국내 겨울축제들

강원 인제빙어축제도 1월 중순 개최 예정이었지만 취소했다. 겨울 얼음 위에서 빙어 낚시를 즐기는 지역 대표 축제였으나, 고온·겨울비 등 이상기후로 인해 인제군은 3년 연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

겨울 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소양강댐 상류에 있는 축제장인 '빙어호'에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았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주차장과 행사장 등 축제 기반 시설을 조성하려면 소양강댐 수위가 183m 이하여야 하는데, 5일 기준 수위는 186m로 예년 평균(177.63m)보다 10m 가량 높아 취소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강원 평창 송어축제도 축제장인 오대천 일대 결빙 속도가 늦어 개막일을 1일에서 9일로 연기하고, 40일이 넘던 축제 기간도 열흘가량 단축했다.

철원군의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는 얼음이 단단히 얼지 않아 기획 의도에서 벗어난 형태로 변경돼 열리기도 했다.

이처럼 겨울철 얼음·눈 기반 축제들은 기온 상승과 강수 패턴 변화로 운영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제 빙어 축제. 인제군 제공


이상기후, 계절 축제 전반에 영향

기후 변화는 단지 겨울 축제뿐 아니라 다른 계절 행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국 여러 지역에서 벚꽃·맛 축제의 날짜가 조정되거나, 꽃 개화 시기가 달라져 축제를 연기·변경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전통적으로 계절별 특산물을 테마로 한 축제들도 이상 기후로 인해 수확량 감소, 생산 시기 변화로 연기·취소·형태 변경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야외 축제의 관람객 안전, 행사 비용, 진행 가능성 등 전반적인 운영 리스크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상 변화는 단순히 ‘더 따뜻해진 겨울’만이 아니라 우천·폭풍의 빈번한 발생, 극한 온도, 예상치 못한 기상 이벤트라는 형태로 축제 계획 수립에 영향을 미친다.

지자체와 축제 주최측은 점차 변화하는 날씨 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한 일정 조정, 콘텐츠 전환, 안전 계획 강화 등을 고민할 필요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