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는 모든 사람들의 삶을 무기력하고 힘들게 만들고 있다. 21세기 기후 변화는 폭염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여름을 더욱 두텁고 지치게 만들어 버렸다.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는 언제부턴가 여름이 1년의 절반을 차지해 버린듯 하다
이러한 뉴노멀 속에서 공공의 영역이든 사설의 영역이든 다양한 폭염대책이 모두의 관심사가 됐다. 그 중에 대표적인 시설물이 바로 수경시설이다. 과거 선인들은 더위가 온다 싶으면 계곡이나 물가를 찾았다. 우리는 더위와 맞서는 것이 아니라 더위를 피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택했고 이것이 바로 우리 전통의 수경시설이고 자연에서 찾아서 즐겼던 여름 나기였던 것이다.
최근에는 유희적 성격의 물놀이형 시설로 전환이 확연하다. 필자 제공
수경시설은 물이 담수되어 있기에 증발산으로 주변의 미기후를 조정해서 온도를 낮춰주는 효과뿐 아니라 청량한 물소리와 더불어 음이온을 발생시켜서 몸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준다.
도심속에 설치된 수경시설들은 옛선인들이 즐겼던 수경시설과는 사뭇 다르다. 수경시설의 변화는 과거 경관형 수경시설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최근엔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어가는 기후변화속에 무더위의 시간이 많아지고 지독해진 탓인지 더욱 더 친수적인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다. 따라서 수경시설도 유희적 성격의 물놀이형 시설로의 전환이 확연하게 많아지고 있다.
지자체는 많은 재원을 쏟아부어 다양한 물놀이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필자 제공
결국 지자체는 이런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수많은 재원을 쏟아부어서 수경시설, 물놀이 시설, 포그시스템 등 다양한 시설을 설치해 나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공공영역의 변화에 발맞추어 대표적인 주거형태인 아파트단지도 기본적으로 다양한 수경시설의 전시장인양 입주민들의 욕구에 발맞추어 체험형 친수형 수경시설이 다양화되어 설치되고 있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물놀이 시설이 있는 아파트 단지내에서 입주민들에게만 이용 팔찌를 나누어주어 외부 이용객들의 이용을 제한해 이웃에서 놀러왔던 유아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던 해프닝이 있었다. 이젠 신규 아파트에선 물놀이 시설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으며 오히려 그 규모의 확대와 더불어 화려함이 더해지고 있다.
아파트단지도 기본적으로 입주민들의 욕구에 발맞추어 친수형 수경시설을 다양하게 설치하고 있다. 필자 제공
필자가 경영하고 있는 회사는 김포시에서 10년간 수경시설 유지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래서 수경시설의 여러가지 문제점뿐 아니라 시대적 변화에 따라 변모되는 수경시설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아울러 이용객들과의 교감을 통해 수경시설이 여름철 시민들의 행복과 즐거움을 주는 기초시설로, 자치단체 행정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몸으로 느껴왔다.
여름에 수경시설은 역시 무더위를 식혀주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시설이지만 특히 취약계층의 여름나기엔 더없이 필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친수형시설인 바닥분수와 물놀이장 형태의 수경시설은 호화로운 물놀이장을 찾을수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아주 단비와 같은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이 시설물 유지에 중요한 요소이다. 필자 제공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수경시설의 역할 이면에는 시설 유지 운영을 위한 여러가지 준비 사항이 있다. 기초적인 수질 확보 문제와 더불어 안전사고 예방책 등 원활한 시설 운영을 위한 예산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땀방울이 있어야만 수경시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잘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용객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중요한 운영요소임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