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유량 관측망 현장 구축 모습. 산림과학원 제공

국립산림과학원이 극한 기후 현상으로 인한 산지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국 400개소에 산림유량관측망을 구축한다고 5일 발표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031년까지 8년에 걸쳐 산지 유출수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시스템을 전국에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가뭄, 산사태 등 물 관련 산지재난의 발생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예측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호우가 빈발하면서 산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의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산지의 급격한 유량 변화는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어 실시간 모니터링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 연구진은 이번 관측망 구축과 함께 우리나라 산림유역에 특화된 홍수도달시간 산정식을 새롭게 개발했다. 홍수도달시간은 최대 강우량이 발생한 시점부터 하천 수위가 최고점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 시간이 짧을수록 재해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산정식은 기존 방식보다 산지 홍수 예측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산지에서 실시간 유량변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해당 지역의 산지재난 위험성을 사전에 파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산림유량관측망 후보지 선정 과정 및 연차별 추진 계획. 산림과학원 제공

이번에 구축될 산림유량관측망은 한국형 실시간 정밀 유량관측을 구현해 산지재난 대응 능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관측망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재난 예·경보 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된 연구성과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아 산림과학 분야 권위지인 「Forests」에 2024년 게재됐다.

박찬열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장은 "산림유량관측망 구축을 통해 산지재난을 보다 정밀하게 관측하고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체계적인 모니터링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가 급증하자 예방 중심의 재난관리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산림유량관측망 구축사업도 이러한 정책 방향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