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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현대건설 기술연구원 내 H사일런트랩. 현대건설 제공

"공간의 완성과 함께 일상의 완성을 선사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현대건설 안계현 기반기술연구실장(상무)은 지난 5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 있는 기술연구원 내 실증 시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1996년 설립된 현대건설 마북기술연구원은 ▲ 층간소음 저감(H사일런트홈) ▲ 구조 개선을 통한 공간 혁신(네오프레임) ▲ 살수록 건강해지는 집(올라이프케어하우스) ▲ 스마트 에너지 관리(에너지케어) 등 4대 주거 기술 과제에 대한 실증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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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H사일런트랩에서 개발한 고성능 완충재와 기존 완충재 진동 비교 시연장. 연합뉴스

이날 가장 먼저 방문한 시설은 층간소음 저감을 실험·실증하는 'H사일런트랩'.

현대건설은 2015년부터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2022년 고밀도 특화 모르타르와 고성능 완충재를 적용한 국내 최초의 '층간소음 저감 1등급 바닥시스템'을 개발했다.

현대건설은 이후에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현재 총 7개의 1등급 인증서를 보유하고 있다.

H사일런트랩에 마련된 시설에서 층간소음 등급이 적용되기 이전 시기(1990년 말∼2000년대 초)의 아파트 바닥과 현대건설의 보유한 층간소음 저감 1등급 바닥의 소음을 비교했더니 그 차이가 확연했다.

몸무게 75㎏의 현대건설 직원이 일반적인 발 앞꿈치 보행, 발뒤꿈치 보행, 제자리 뛰기로 나뉘어 시연한 결과 층간소음 저감 등급 적용 전 바닥은 쿵쿵거리는 소음이 보행 강도에 따라 그대로 전달됐다.

반면 1등급 바닥은 제자리에서 뛰었을 경우에만 미약하게 소리가 들리는 정도였다.

H사일런트랩에는 현대건설이 개발한 고밀도 특화 모르타르와 고성능 완충재의 성능을 충격 진동으로 비교 체험하는 공간도 마련돼있었다.

안 실장은 "층간소음 저감 성능이나 바닥재의 내구성에 대해서는 타사 어디보다도 뛰어나다는 자신이 있다"며 "실증 과정을 정말 많이 거쳤고, 아파트 입주자들로부터 계속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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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프레임 기술 설명하는 현대건설 조석희 책임연구원. 연합뉴스

이어 H사일런트랩 2층에 마련된 공간에 들어서자 1층과 달리 벽체나 기둥이 전혀 없어 탁 트인 개방적 구조가 한눈에 들어왔다.

새로운 골조라는 뜻을 지닌 '네오 프레임'(Neo-Frame) 기술을 통해 가구 내부의 벽체를 없애고, 기둥과 보가 슬래브를 지지하는 라멘 구조 방식으로 구현한 공간이다.

현대건설 조석희 책임연구원은 네오프레임에 대해 "수요에 따라 자유롭게 공간을 만들거나 변형할 수 있다"며 "기둥과 보로 하중을 지지해 바닥 진동이 효과적으로 분산되면서 층간소음 저감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네오프레임 기술을 '탈현장 건설'(OSC·Off-Site Construction) 방식으로 적용해 주거 공간 혁신뿐 아니라 안전성과 시공 효율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 초 국내 건설사 최초로 '주거용 사전제작콘크리트(Precast Concrete·PC) 라멘조 보-기둥 접합 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이 기술은 공장에서 기둥, 보, 슬래브 등의 콘크리트 부재를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구조적 안전성과 공동주택 활용 가능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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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수면 환경 설루션 설명하는 현대건설 신성욱 책임연구원. 연합뉴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아파트 입주민들의 건강관리와 관련한 설루션을 연구하는 '올 라이프 케어하우스'(All-Life Care House).

입주민들에게 일상의 완성을 선사하겠다는 연구원의 목표, 그리고 미래 주거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과제와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전초 기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입주민들의 유전자 분석을 기반으로 한 건강 데이터와 생활 환경을 통합 관리하는 미래 지향적 주거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운동·수면·식단 관리 기능을 갖추고, 응급 상황에 대비해 의료 기관을 연계하며, 온도·습도·공기·빛을 조정하는 등의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이날 현대건설은 스마트 수면 환경 설루션 '헤이 슬립'을 적용해 사용자의 수면 단계를 분석하고, 온도·조명·공기질을 단계적으로 제어해 맞춤형 수면을 제공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또 낙상 사고 발생 시 즉각 인지해 가족과 관리소에 알리고, 위급 상황에 대응하는 상황도 시연했다.

다만, 민감한 건강 관리 정보에 대한 보안 이슈와 시연 과정에서 간간이 발생한 센서 오류의 문제는 향후 보완해야 할 숙제로 보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