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 이미지. 더숲 제공

최근 출간된 '나무의 시대'(더숲)는 오랜 세월 목재를 사용해왔던 인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영국 헐 대학교 생물학과 객원교수인 롤랜드 에노스는 6천만년에 이르는 인류와 나무의 공생 이야기를 풀어냈다.

저자는 원시시대부터 현대까지 수천만년의 시간을 탐험하며 목재가 인류사에 미친 심대한 영향을 세밀하게 살핀다. 더불어 화석연료가 촉발한 기후변화에서 목재가 화석연료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도 검토한다.

목재는 인류 문명의 등불이었다. 인류는 목재를 이용해 사냥에 성공하고, 전쟁 기술을 발전시켰고, 튼튼한 건축물을 만들어 냈다. 유럽에선 목재를 변형해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제작하고 신문과 책을 만들어 지식을 보급했다. 19세기 미국은 거대한 삼림에 의존해 주택, 철도, 가축우리, 다리를 지었다.

저자는 기후 온난화가 인류의 목줄을 죄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다시 '나무'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학의 발달로 글루램(섬유방향을 서로 평행하게 붙인 재목)과 CFL(Cross Fiber Laminated·교차섬유 집성재)로 지은 건축물은 강철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들보다 최대 5배 더 가볍고, 튼튼하다. 콘크리트가 지구 탄소 배출량의 5%, 강철이 3%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신소재 목재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는 나무를 키우고, 다듬고, 쓰는 전통적인 지혜가 지구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수진 옮김. 4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