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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미 준은 한국과 일본에서 40년 이상 활동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재일동포 건축가다. 한국명이 유동룡인 그는 돌, 바람, 흙 등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며 독창적인 건축 세계를 구축했다.
건축은 주변 경관과 잘 어울려야 한다는 그의 지론이다. 주변에 구릉이 많고, 녹음으로 우거진 서울 종로에는 횡으로 길게 뻗어 '수평의 미'가 돋보이는 종묘가 어울린다. 부드러운 북악산과 평지인 종로의 땅 모양, 낮은 담벼락의 궁과 그리 우람하지 않은 나무들의 풍경과 어우러지며 장엄함을 뿜어낸다.
최근 출간된 '이타미 준 나의 건축'(마음산책)은 이타미 준이 생전에 쓴 글을 모은 에세이다. 딸 유이화 ITM건축사무소 대표가 모아서 엮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것들이 무수히 모여있는 인사동에 대한 추억, 신라 불상의 완벽한 내적 균형감이 준 경이(驚異) 등이 책에 수록돼 있다.
김난주 옮김. 3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