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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백약이오름 일대
제주도가 오름의 체계적 보전을 위해 훼손 정도에 따라 5단계 등급으로 분류하여 관리하는 새로운 지침을 마련했다.
특히 심각하게 훼손된 오름에 대해서는 5년간 출입을 금지하는 자연휴식년제를 도입해 자연 회복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1∼5등급 세분화한 오름 관리체계 도입
제주도는 23일 '오름 보전·이용 및 관리 지침(안)'을 공고하며 다음 달 20일까지 도민 의견수렴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의 핵심은 현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름 훼손 관리지표를 설정해 1∼5등급으로 세분화하는 것이다.
등급 기준을 살펴보면, 1등급은 탐방로 침식이나 나지 확대 등 훼손이 없고 주변 식생과의 유사도가 80∼100%인 최양호 상태의 오름이다. 2등급은 토양침식 깊이 15㎝ 미만으로 노면 침식이 발생했으나 수목 뿌리나 암석 노출이 없으며, 식생 유사도 60% 이상 80% 미만인 곳이다.
3등급은 토양침식 깊이 15∼30㎝ 미만으로 탐방로 노면 침식이 심화되고 수목 뿌리와 암석이 노출된 상태로, 일부 식생 훼손이 발생해 주변과의 식생 유사도가 40% 이상 60% 미만인 오름이 해당된다.
4·5등급 오름엔 5년간 자연휴식년제 적용
훼손이 심각한 4·5등급 오름에 대해서는 자연휴식년제를 시행해 출입을 통제할 방침이다. 4등급은 토양침식 깊이 30∼50㎝ 미만으로 침식이 심화되어 탐방로에 수목 뿌리와 암석이 노출되고 다수의 식생 훼손이 발생해 지형·식생 복원이 필요한 상태다. 주변과의 식생 유사도는 20% 이상 40% 미만이다.
5등급은 가장 심각한 단계로 토양 침식 깊이가 50㎝ 이상이며, 훼손 침식이 매우 심화되어 주변으로 탐방로가 확산된 상태다. 식생 훼손으로 인한 무식생 지역이 50% 이상이고 주변과의 식생 유사도는 20% 미만으로 훼손이 극심한 오름이다.
자연휴식년제 기간은 기본 5년으로 하되, 지역 여건이나 상황을 고려해 기간 조정이 가능하다. 필요시 기간 연장도 할 수 있으며, 기간 만료 전이라도 해제 필요성이 인정되면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사유지 오름의 경우에는 소유주 동의를 받아야만 휴식년제를 적용할 수 있다.
등급별 맞춤형 관리방안 시행
3등급으로 분류된 오름에 대해서는 즉시 복구 작업을 진행한다. 상태가 양호한 1·2등급 오름의 경우에는 정기적(2∼3년 주기) 또는 수시(해빙기, 장마철 등)로 유지보수와 관리를 실시해 현재 상태를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제주도에는 현재 총 368개의 오름이 분포되어 있다. 이번 새로운 관리 지침이 확정되면 제주의 소중한 자연유산인 오름들이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보전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