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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사태로 국가 전산망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국민 공지를 전달하는 주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7일 다수 행정서비스 이용에 제한이 발생했다고 공지하며, 네이버 포털사이트 공지를 통해 국민 행동요령을 안내했다. 오후에는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공지 안내'가 동일한 내용으로 전달되었다.
이는 민간 플랫폼을 활용해 정부의 대국민 공지를 전달하는 전례 없는 상황으로, 월간활성이용자(MAU) 수천만 명을 보유한 국내 양대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재난 상황에서의 민간 플랫폼 역할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동안에도 국가 재난 상황에서 정보 제공 역할을 담당해왔다. 호우 등 자연재해 발생 시 기상청 특보와 시간별 날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과 연동하여 전국 재난문자 현황을 전달하는 등 재난 포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양사 모두 정부 전산망 마비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응하여 필요한 정부 요청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전례없는 상황이 발생한 만큼 정부의 요청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 재난 대비 시스템의 한계 노출
정부 전산망 자체가 불능 상태에 빠져 민간 사업자 포털이 대안으로 부상한 상황은 서버 이중화 등 기본적인 재난 대비 시스템의 미비함을 드러내며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3년 전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 사태 이후 민간 사업자들에게는 다중화 클라우드 서버 구축을 비롯한 강도 높은 대비책 마련이 사실상 강제된 상황에서, 정작 규제기관인 정부가 충분한 대비 없이 불능 상태에 빠진 점은 상당한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