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파도를 견디며 그 자리를 지키는 갯바위. 정익송 제공

갯바위

기대어 멀리 보네

험한 인생길 생각하며

내 안의 감정 뒤흔들리네

그이처럼 굳건히 서도

내면은 파도 요동쳐

역경에 맞서 노래하네

외로워 보이지만

수많은 이야기 품고

시간을 한없이 담네

그이 가르침 생각하며

내 속의 힘이 느껴져

파도에도 굳건히 서리라

다시 기대어 멀리 보네

삶의 파도에도 웃음 짓네

힘 넘치는 나를 보여주리

갯바위는 바다에 있는 바위로 갯벌과 달리 바다에 돌출된 암석 지형을 지칭한다.


[창작 노트]



정익송

월간『시사문단』시로 등단,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회원, 빈여백 동인, 경상남도문인협회 회원, 창원문인협회 회원, 창원특례시 푸른도시사업소 공원녹지과 녹지조성팀장, 풀잎문학상, 북한강문학제 신인상, 국무조정실장상, 서울특별시장상 등 31회 수상

이 시는 '갯바위'를 중심 이미지로 삼아 삶의 역경과 그것을 대하는 태도를 형상화한다. 오랜 세월 파도를 견디며 그 자리를 지키는 갯바위는 시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상징으로, 굳건함과 영속성을 나타낸다. 시적 화자는 갯바위에 기대어 사색하며 자신의 삶과 내면을 성찰한다.

작품의 전개와 주제 의식

1. 삶의 무게와 내면의 동요

시는 갯바위에 기대어 "멀리 보며" 인생을 사유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험한 인생길 생각하며 내 안의 감정 뒤흔들리네"라는 구절은 삶의 어려움 앞에서 경험하는 내면의 갈등을 드러낸다.

"그이처럼 굳건히 서도 내면은 파도 요동쳐 역경에 맞서 노래하네"는 외적 견고함과 내적 요동이라는 이중성을 보여준다. 이는 겉으로 단단해 보이는 사람도 내면에서는 치열한 감정의 싸움을 겪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2. 갯바위가 전하는 통찰

"외로워 보여도 많은 이야기 품고 / 시간을 한없이 담는" 갯바위의 모습은 세월을 견디며 축적된 경험과 지혜를 상징한다. 시적 화자는 이러한 갯바위의 존재 방식에서 영감을 얻는다.

"그이 가르침 생각하며 내 속의 힘이 느껴져 / 파도에도 굳건히 서리라"는 외부 대상으로부터 받은 깨달음을 자신의 내면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삶의 역경을 이겨낼 힘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3. 긍정적 전환과 의지의 표명

마지막 연에서 화자는 "다시 기대어 멀리 보네 / 삶의 파도에도 웃음짓네 / 힘 넘치는 나를 보여주리"라고 말한다. 이는 앞선 내면의 동요에서 벗어나 보다 확고한 태도로 전환되는 지점이다.

삶의 어려움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힘을 드러내겠다는 의지가 표현된다. 이는 수동적 수용이 아닌 능동적 대응의 자세를 나타낸다.

작품의 특징과 의의

은유적 구조: 자연물인 갯바위를 통해 인간의 삶과 내면을 투영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중적 구조: 외적 견고함과 내적 동요, 고난과 성장이라는 대비를 통해 입체적인 삶의 모습을 그려낸다

정서의 변화: 초반의 감정적 동요에서 마지막 연의 확고한 의지로 이어지는 정서적 흐름이 뚜렷하다

보편적 공감: 개인적 경험을 보편적인 삶의 문제로 확장하여 독자의 공감을 유도한다

이 시는 자연을 매개로 삶의 역경과 그것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형상화하며, 고난 속에서도 내면의 힘을 발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