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회의장용 친환경 프리미엄 가구 및 대나무로 만든 ‘마론 체어(오른쪽). 코아스 제공

지난 6월 안동을 휩쓴 대형 산불의 피해목이 '2025 APEC 경주 정상회의'에서 친환경 프리미엄 가구로 재탄생해 세계 정상들을 맞이한다.

APEC 정상회의 공식 가구 협찬사인 코아스는 13일, 안동 산불 피해목을 활용한 친환경 프리미엄 가구 17종 총 142점(약 3억 원 상당)을 협찬한다고 밝혔다. 정상 회의장과 이재명 대통령 집무실, 귀빈 대기실 등 주요 공간에 배치되는 이번 가구들은 통상 90%가 소각 처리되는 산불 피해목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재활용한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3개월 만에 완성한 '숲의 재탄생' 프로젝트

코아스는 6월 18일 안동 산불 피해 현장 확인을 시작으로, 8월 21일 피해목 벌목 및 파쇄, 9월 10일 동화기업의 PB보드 제작, 9월 17일 가구 제작 및 납품까지 단 3개월 만에 전 과정을 완료했다.

이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경상북도, 목재 가공 전문기업 동화기업 등과의 긴밀한 민관 협력을 통해 신속한 목재 밸류체인을 구축한 결과다. 서울의 1.7배에 달하는 면적이 불탔던 안동 산불의 상처를 의미 있는 국가 자원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바이오 가죽 적용한 '마론 체어', 친환경 기술력 입증

이번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앉게 될 정상용 의자 '마론(MARUON) 체어'는 천연 대나무 추출 성분으로 만든 바이오 가죽(BAM-P Leather)을 적용한 친환경 제품이다.

80% 이상이 바이오 기반 소재로 제작되어 해외 제품의 바이오 ECO 함유율(30~50%)을 크게 상회한다.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동시에 인체에 무해하며 항균·탈취 기능까지 갖춘 '생태적 럭셔리'를 실현했다는 평가다.

안동 산불 피해목이 2025 APEC의 공식 가구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담은 사진. 코아스 제공

코아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향후 8년간 수입 목재 대체를 목표로 현재 18.5% 수준인 국내 목재 자급률을 높여갈 계획이다. 또한 산불 피해목을 활용하는 '친환경 조달가구 인증제도'도 주도적으로 추진 중이다.

민경중 코아스 대표는 "숲의 상처를 의미 없이 지워버리지 않고, 국가의 자원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재해를 혁신으로 바꾸는 대한민국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산 피해목 활용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노력(NDC)과 산림자원 자급 기반 확대, 산업·지역 상생의 ESG 모델 실현을 가능하게 한다"며 "APEC 정상회의 종료 후 모든 협찬가구를 기부하여 사회적 가치를 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산불의 상처를 국제 무대에서 빛나는 친환경 자원으로 재탄생시킨 이번 프로젝트는 재난을 혁신의 기회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로, 전 세계 정상들에게 대한민국의 환경 기술력과 지속가능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