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X 노선도. 충북도 제공

청주 도심의 지하철 시대가 가시화됐다.

대전정부청사∼청주국제공항을 잇는 충청권광역급행철도(이하 CTX) 사업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해 이르면 2028년께 공사가 시작돼서다.

4일 충북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날 CTX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CTX 사업은 대전정부청사∼세종정부청사∼오송역∼청주도심∼청주공항을 연결하는 총연장 64.4㎞의 철도를 구축하는 민간투자사업이다. 총사업비는 5조1천135억원으로 추산된다.

청주 도심 통과로 '진정한 충청권 철도' 완성

이 사업 초기안에는 청주도심 구간이 빠져 있었다. 이에 충북도와 청주시를 비롯한 지역사회는 청주 도심을 지나지 않는 광역철도는 진정한 충청권 철도가 아니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중앙부처 등에 수년간 계획 수정을 요구해왔다.

결국 수차례의 연구용역과 공동건의, 공청회 등을 거쳐 청주 도심을 통과하는 대안 노선이 제시됐고, 이번에 민자적격성 조사까지 통과하게 된 것이다.

이복원 충북도 경제부지사는 "CTX 사업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는 것은 이 사업의 수익성 및 안정성이 확인됐다는 의미"라며 "특히 청주 도심 통과 노선은 충북 교통정책의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토부는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다. 제삼자 제안공고 및 협상·설계 등을 거쳐 이르면 2028년 중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며, 개통 목표는 2034년이다.

청주 시민, 출퇴근 시간 대폭 단축

9년 후 CTX가 개통되면 청주는 사실상 지하철 시대를 맞는다. 광역철도이지만 도심 구간은 특성상 지하로 통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도심 내 노선, 정차역 개수 및 위치는 우선협상자 선정 후 실시계획 승인 전까지 협상 과정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청주 도심과 세종, 대전 간의 이동시간도 대폭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는 CTX를 이용하면 충북도청에서 오송역까지 약 13분, 세종청사까지 31분, 대전청사까지 45분에 접근이 가능해진다고 분석했다.

역세권 부동산 가치 상승 기대감

최근 5년간 수도권에서 새로운 지하철역이 개통된 역세권 아파트의 경우, 주변 지역 아파트보다 1년간 최대 7%포인트 가까이 더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2020년 9월 수인분당선 사리역이 개통된 경기 안산 상록구의 경우, 역세권 아파트 가격지수가 1년 새 55.8% 상승해 같은 지역 평균(49.1%)보다 6.7%포인트 높았다.

2024년 11월 KTX 중부내륙선 충주-문경 구간 개통 이후, 2025년 상반기 문경시 아파트값은 4.90% 상승해 지방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3.51%)보다도 높은 수치다.

청주시도 CTX 개통으로 역세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하철역 개통이 부동산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계획 발표 단계부터 착공 시까지 가격 상승이 이뤄지기 때문에 개통 시점의 상승률은 제각각이라고 조언한다.

CTX 사업 설명하는 이복원 충북도 경제부지사. 충북도 제공


상권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 효과

광역철도 개통은 연간 약 2만t의 탄소 절감 효과와 함께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CTX 개통으로 청주 도심 정차역 인근에는 상업시설과 업무시설이 밀집하면서 새로운 경제 중심지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청주공항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공항 이용객 증가와 함께 관광 산업 활성화도 기대된다.

또한 세종시와 대전으로의 통근이 용이해지면서 청주에 거주하며 타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생활권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청주의 주거 수요 증가로 이어져 신규 아파트 건설과 도시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 효과

철도 건설 과정에서도 수천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며, 개통 후에는 철도 운영 인력과 역세권 상권에서 수백 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강원 원주의 경우 2028년 여주~원주 복선전철 개통을 앞두고 지난달 '원주역 중흥S-클래스' 아파트가 359세대 모집에 3,215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8.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철도망 확충이 실수요를 견인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충청권 메가시티의 중심축으로

이 부지사는 "CTX는 충청권 4개 시도의 생활경제권을 통합하는 '메가시티 교통축'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청주공항을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도약하게 해 줄 것으로 믿는다"며 "국토부와 긴밀히 협력해 민자사업자 선정과 착공까지 남은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범석 청주시장도 "CTX는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의 초석"이라며 "철도교통의 핵심인 만큼 속도감 있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청주시도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