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1967년 학술 목적으로 조성돼 한시적으로만 개방됐던 서울대 관악수목원이 '서울대 안양수목원'으로 명칭을 바꾸고 58년 만에 상시 개방의 문을 열었다.
경기 안양시와 서울대는 5일 오전 서울대 안양수목원에서 양 기관 관계자와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목원 개방 기념식을 개최했다.
관악산 자락 155만㎡, 학술연구 기반 생태 보고
서울대 안양수목원은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일원 관악산 자락에 자리한 대규모 수목원이다. 전체 면적 1천550만㎡에 1천158종의 식물과 다양한 산림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어 수도권 최대 규모의 식물 유전자원 보존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일반 관광 수목원과 달리 반세기 넘게 학술 연구 목적으로만 운영돼 온 만큼, 체계적인 식물 분류와 보존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희귀식물과 자생식물 연구를 위한 전문 전시원이 조성돼 있어, 단순한 관람을 넘어 살아있는 식물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서울대 법인은 90만㎡의 국유지를 교육부 및 기획재정부로부터 무상 양여받아 전시원 구역 25만㎡ 중 연구·교육 공간 5만㎡를 제외한 20만㎡를 안양시와의 협약을 통해 시민에게 개방하게 됐다.
반세기 학술 연구의 결실, 생태 다양성의 보물창고
서울대 안양수목원의 가장 큰 차별점은 58년간 축적된 학술 연구 성과다. 단순히 나무를 심어 가꾼 것이 아니라, 식물분류학과 생태학 연구를 기반으로 체계적으로 조성된 공간이다.
수목원 내에는 침엽수원, 활엽수원, 관목원, 약용식물원, 수생식물원 등 주제별 전시원이 마련돼 있다. 특히 멸종위기종과 희귀식물 보전 구역에는 일반 수목원에서 보기 힘든 자생식물들이 자연 상태로 보존돼 있어 생태 교육의 살아있는 교과서 역할을 한다.
또한 관악산의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조성됐기 때문에 계곡, 능선, 산림 등 다양한 생태 환경을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다. 계절별로 변화하는 식생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 탐방로도 조성돼 있어 자연 학습장으로서의 가치가 높다.
이용 안내 및 관람 수칙
서울대 안양수목원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개방되며, 월요일과 새해 첫날, 설 및 추석 연휴에는 휴원한다.
개방시간은 하절기(310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2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마감시간 1시간 전까지 입장해야 하며, 입장료는 무료다.
수목원의 생태 보전을 위해 생수를 제외한 음식물과 음료, 돗자리, 삼각대 반입은 금지된다. 개인이동장치(유모차와 휠체어 제외)와 반려동물도 입장할 수 없다.
X
안양시와 서울대는 5일 오전 10시 서울대 안양수목원에서 양 기관 관계자와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목원 개방 기념식을 개최했다. 안양시 제공
다채로운 시민 체험 프로그램 운영
안양시는 수목원 개방에 맞춰 시민 대상 산림 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다. 전문 숲 해설사와 함께하는 '숲 해설 프로그램'은 계절별 식물의 특징과 생태계를 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숲의 다양한 환경 요소를 활용해 심신의 건강을 증진하는 프로그램이다. 피톤치드가 풍부한 침엽수림에서의 명상과 호흡 체험, 맨발로 걷는 황토길 체험 등이 포함된다.
'목공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자연 소재를 활용한 생활 소품 만들기를 통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나뭇가지와 솔방울, 열매 등을 이용한 공예 활동이 진행된다.
특히 '유아숲 체험 프로그램'은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자연 속에서 오감을 발달시키고 생태 감수성을 키우는 교육 과정이다. 낙엽 놀이, 자연물 관찰, 숲속 보물찾기 등 놀이 중심의 활동으로 구성된다.
이 밖에도 계절별 특화 프로그램으로 봄철 야생화 관찰, 여름철 곤충 생태 탐사, 가을철 단풍 사진 촬영, 겨울철 겨울눈 관찰 등이 순차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7년간의 협의 끝에 맺은 결실
서울대 안양수목원의 원래 명칭은 서울대 관악수목원이었으나, 서울대가 기획재정부 협의와 교육부 승인을 거쳐 지난달 국유재산인 관악수목원을 무상 이전받은 것을 계기로 안양시와 협의 끝에 현재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안양시와 서울대는 국유재산 무상양여 및 수목원 개방을 위해 2018년 실무협의체를 구성한 이래 수차례 협의와 6차례 시범 개방을 진행해왔다. 올해 2월에는 관악수목원 전면개방 및 국유재산 무상양여를 위한 법적 효력이 있는 협약을 체결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앞으로 수목원의 보전·연구·교육 기능과 시민 휴식 공간의 역할이 조화롭게 공존·공생·공영할 수 있도록 서울대와 지속 협력해 나가겠다"며 "만추가경(晩秋佳景), 늦가을의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 단풍을 즐기며 행복하고 뜻깊은 가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