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가 도심 곳곳에 특색 있는 숲을 조성하며 녹색정원도시로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생태습지와 폐철도를 활용한 창의적인 도시숲 조성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김형훈 시 녹색도시환경국장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올해 특색 있는 숲을 곳곳에 새롭게 선보였다"며 "현재까지 관내 91곳에 42㏊ 규모로 도시숲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산림청장상 받은 유천생태습지 정원형 도시숲
남부권 대표 녹색 공간인 유천생태습지에 조성된 1㏊ 규모의 정원형 도시숲은 익산시 도시숲 조성의 백미로 꼽힌다. 이 숲은 '2025 산림청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에서 산림청장상을 수상하며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인정받았다.
유천생태습지 도시숲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습지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정원 설계다. 습지의 수변 환경을 보존하면서도 시민들이 편안하게 산책하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숲 내부에는 수생식물과 습지식물을 활용한 테마 정원이 조성됐다.
낙우송과 메타세쿼이아, 억새 등 다양한 수종과 초화류를 식재해 생태하천과 숲이 어우러진 입체적 경관을 연출했다.
특히 생태 보전과 시민 이용의 균형을 맞춘 설계가 돋보인다. 습지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데크와 산책로를 최소화하면서도, 주요 조망 지점에는 쉼터와 관찰 데크를 설치해 자연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습지 주변으로는 수변 식물과 어우러지는 자생 야생화 군락지가 조성됐고, 곤충과 조류가 서식할 수 있는 생태 서식지도 함께 마련됐다. 이를 통해 도시숲이 단순한 녹지 공간을 넘어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는 생태 거점으로 기능하게 됐다.
또한 환경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습지 생태계를 설명하는 안내판과 해설 시설이 설치됐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도시 속 자연 생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다.
폐철도가 녹색 생명으로, 인화동 기후대응 도시숲
시는 녹지 축을 연결하는 도심형 숲길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화동 폐철도 부지에는 전라선 폐선 구간을 활용한 4㏊ 규모의 기후대응 도시숲이 조성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철도 부지를 도시 녹지로 재탄생시키는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다. 한때 철도가 달리던 직선형 부지가 이제는 시민들의 녹색 산책로로 변모하고 있다.
4㏊ 규모의 이 도시숲은 단순한 녹지 조성을 넘어 '기후대응'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설계됐다. 미세먼지 저감과 열섬 현상 완화를 위해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난 수종들이 집중적으로 식재됐다.
폐철도 특유의 선형 구조를 활용해 연속된 녹색 통로가 만들어지는 것도 특징이다. 좁고 긴 부지를 따라 조성되는 숲길은 도심 속 생태 통로 역할을 하며, 도시 생태계의 단절을 연결하는 녹지 네트워크로 기능한다.
특히 이 숲은 나룻가 도시숲의 단절 구간 200m를 연결해 춘포역까지 이어지는 '메타누리숲길'과 연계될 예정이다. 이 구간이 완공되면 총 7㎞에 달하는 도심 속 연속 숲길이 완성된다. 시민들은 자동차 없이 오롯이 녹음 속을 걸으며 도심을 가로지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7㎞의 연속된 숲길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도시 내 생태 이동 통로, 미세먼지 차단 녹색 장벽, 열섬 현상 완화 공간, 시민 여가 공간 등 다층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직선형 구조는 자전거 도로와 연계해 녹색 교통 수단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석재와 자연의 조화, 황등면 정원형 숲
황등면 석제품전시홍보관 일원에는 0.5㏊의 정원형 숲이 새롭게 조성됐다. 이곳은 익산의 전통 산업인 석재 가공업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공간이다.
실외 광장의 삭막함을 덜고, 전시된 석재 제품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색다른 숲 경관이 시민과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시는 내년에도 '생활밀착형 숲 조성사업'을 통해 0.3㏊를 추가로 확장할 예정이다.
김형훈 익산시 녹색도시환경국장이 5일 정례 브리핑에서 도심 곳곳에 특색 있는 숲을 조성해 녹색정원도시로의 변화를 예고했다.
내년에도 계속되는 녹색 확장
시는 내년에도 도시 곳곳에 새로운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용제동 대간선수로 일원(2㏊), 신흥공원(1.7㏊), 인화동2가 대간선수로 일원(0.7㏊) 등에 기후 대응 도시숲을 새롭게 조성하기 위해 국도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김형훈 국장은 "숲이 일상이 되는 자연친화도시 익산을 목표로 숲을 체감할 수 있도록 도시 전체에 생태 녹지를 확장하고 있다"며 "폐철도, 수로, 공원 등 기존 도시 인프라를 활용한 창의적인 숲 조성으로 시민들의 일상에 녹색이 스며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