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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벨렝에서 만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개최(10∼21일) 장소인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인근 도시 벨렝에서 6일(현지시간) 세계 지도자 기후행동 회의가 열렸다.
7일까지 이틀간 일정으로 계획된 이번 회의는 COP30에 앞서 마련된 행사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제안에 따라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주도의 열대우림보전기금(Tropical Forest Forever Facility·TFFF) 출범을 공식화했다.
COP30 홈페이지 내 설명에 따르면 TFFF는 열대우림 지역국의 산림보호를 위한 장기적인 재정 지원을 목표로 설계된 금융 메커니즘이다. 참여국의 기후 및 생물다양성 목표 달성 정도에 따른 유인책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예컨대 삼림벌채 및 훼손을 방지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식이다.
룰라 대통령은 연설에서 "삼림 파괴와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한편 공정한 방식으로 환경보호 자원을 마련할 수 있는 로드맵"이라고 강조하면서, 기후 안정화에 기여하는 열대우림 파괴를 막고 이전 COP 회의에서 제시된 수많은 미이행 약속을 추진하기 위한 자금 지원을 세계 강대국에 호소했다.
이와 관련, 노르웨이는 30억 달러(4조3천억원 상당)를, 프랑스가 5억 유로(8천300억원 상당)를 각각 TFFF에 출연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는 10억 달러(1조4천억원 상당)를 각각 약속했으며,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도 기금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체 초기 기금 예상치는 250억 달러(36조원 상당)이며, 민간 부문 등에서의 모금액을 합친 목표 재원은 1천억 달러(145조원 상당)라고 현지 언론 G1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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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맞잡는 영국 윌리엄 왕세자(오른쪽부터), 룰라 브라질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AP통신은 그러나 미국·중국·인도 등 전 세계 최대 오염원으로 꼽히는 3개국의 참여 축소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고 짚었다. 이들 3개국 정상은 이번 회의에 나란히 불참했다.
'기후 위기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우 아예 COP30 회의에 공식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런 보도를 하면서 유엔 기후 회담에 미국이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짚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선진국을 향해 "공공 이익을 보호하기보다 화석 연료 이익에 사로잡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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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트럼프의 불참은 100% 잘못된 일"이라면서 "트럼프는 인류 공동 의제에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역시 트럼프를 지목하면서, 그가 최근 유엔 총회에서 기후변화를 부인한 연설은 "거짓말"이라고 힐난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다분히 미국 정부를 암시하며 "극단주의 세력은 선거에서의 이득을 위해 거짓을 조작하며, 환경 파괴를 지속시키는 구시대적 모델 속에 미래 세대를 가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중국 대표로 참석한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는 "모든 당사국이 진정한 다자주의를 고수하고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에서 지속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