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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활용 건축디자인 공모전 대상작 '비콘 라이브러리'. 서울시 제공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방치된 빈집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창의적인 디자인을 발굴했다. 시는 지난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빈집활용 건축디자인 공모전'에서 최종 당선작 5개 작품을 선정하고, 이 중 대상작인 미아동 '비콘 라이브러리(Beacon Library)' 등 실현 가능한 디자인을 실제 빈집 정비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신진 건축가·대학생 44개 팀 참여, 빈집 활용 새 전기 마련

이번 공모전은 'K-건축의 시작, 서울 빈집에서 세계로'라는 슬로건 아래 신진 건축가 17개 팀과 대학생 27개 팀이 참여해 총 44개 작품을 출품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시는 활용성, 창의성, 정체성, 완성도 등을 기준으로 1·2차 심사를 거쳐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디자인을 엄선했다.

대상은 '비콘 라이브러리'…밤에는 골목 비추는 '마을의 등대'

대상은 미아동 빈집을 '비콘 라이브러리(Beacon Library)'로 디자인한 작품이 차지했다.

주요 컨셉은 마을의 중심에서 사람들을 모으고, '등대처럼 빛을 비추는 공간'이 되어 공동체의 방향을 제시하는 마을 도서관을 목표로 했다.

낮에는 투명한 정원 형태로 열린 공간감을 제공하며, 밤에는 건물 지붕 아래에서 은은한 조명이 퍼져 나와 골목길을 밝히도록 설계되었다.

이 작품은 공공성과 예술성을 겸비하여 도시 골목의 상징적 거점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높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최우수상 '그루터기', 우수상 3팀도 혁신 디자인 선보여

최우수상에는 미아동의 빈집을 '그루터기 도서관'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선정되었다.

나무의 가지처럼 뻗어나가는 계단과 벽 구조를 통해 끊임없이 생명력을 이어가는 그루터기처럼 지역 사회에 단단히 뿌리내리는 커뮤니티 공간을 구현하고자 했다.

이 밖에 우수상은 ▲독산동 '도시 속 작은 지붕' ▲옥인동 '레지던시' ▲옥인동 '담장안뜰' 등 3개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옥인동 레지던시는 서촌 예술마을의 특성을 반영해 예술가와 주민이 소통하는 복합공간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상작, 2026년 빈집 정비사업에 실제 반영 추진

서울시는 대상 1팀(500만원)을 포함해 5개 수상팀에 총 1,1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할 계획이다. 시상식은 이달 14일 SH 본사 대회의실에서 진행된다.

더불어 수상작은 이달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SH 본사 지하 1층 공간에서 일반에 전시되어 시민들의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시는 수상작 중 실현 가능성이 높은 디자인을 선별하여 2026년 서울시·SH 빈집 활용 프로젝트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빈집을 청년·신혼부부 임대주택, 마을 카페, 생활 정원 등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시설로 정비하는 사업을 자치구와 협력해 추진할 예정이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빈집이 새롭게 변신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공모전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