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경기도와 전북도 자치단체는 조달청 단가계약물품 의무구매를 전자제품 118개 품목에 한해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AI생성 이미지


조달청이 올해부터 지방정부의 조달청 단가계약물품 의무구매를 자율화하는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지난 2일부터 경기도와 전북특별자치도 및 관할 시·군·구를 대상으로 시작된 이번 조치는 그동안 중앙조달 중심으로 운영돼 온 공공조달 체계를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담고 있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지난해 11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된 공공조달 개혁방안의 일환으로 이번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지방정부가 시장 상황과 지역 특성에 맞는 제품을 직접 선택·구매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전기·전자 118개 품목, 지방정부 직접 구매 가능

시범사업 대상은 전기·전자제품군 118개 품목이다.

데스크톱 컴퓨터, 노트북, 프린터, 모니터, 서버 장비, 네트워크 스위치, CCTV 카메라 등 지방정부 수요가 많고 시중 유통이 활발한 품목들로 구성됐다.

그동안 법령에 따라 이들 품목을 반드시 조달청을 통해 구매해야 했던 지방정부는 이제 직접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된다.

부작용 방지 위한 안전장치 마련

정부는 자율화로 인한 부작용 최소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부패나 불공정 조달을 방지하기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조달정보 투명공개를 의무화했다.

또한 중소기업과 여성기업 등 약자기업 보호가 약화되지 않도록 구매율 유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조달청과 기획재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시범운영 성과를 분석한 뒤, 내년에는 전국 모든 지방정부로 제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 단계에서는 대상 품목을 대폭 늘리기보다는 제도 안정화와 효과 확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 향후 단계적 확대 과정에서 지방정부 간 역량 격차, 중소기업 영향, 인공지능과 신기술 제품 등 공공수요 변화를 반영해 품목 목록을 조정할 예정이다.

기대와 우려 공존...패러다임 전환 평가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지역 맞춤형 조달을 가능케 하고 중소·지역기업의 공공시장 접근성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작은 지방정부의 전문성 부족과 지역 정치적 압력에 따른 공정성 훼손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달 전문가들은 이번 개혁이 단순한 구매 절차 변경을 넘어 공공조달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고 평가한다.

중앙조달 중심에서 지방정부 주도의 자율적 조달체계로 이동함으로써 조달 효율성과 지역 주도의 정책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장기적 전략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조달청은 시범사업 기간 동안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정보 공개를 확대해 제도의 안착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