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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고강도 대출 규제로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숨을 죽이고 있는6월 30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이 계속 어려워지면서 실제로 사무실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수가 크게 줄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발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사무실을 운영 중인 공인중개사는 11만1,123명이다.

이는 작년 같은 달(11만4,068명)보다 2,945명(2.6%) 줄어든 수치다. 2020년 12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숫자다.

더 놀라운 건 전체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가 55만1,879명인데, 이 중 실제로 일하는 사람은 5명 중 1명뿐이라는 점이다.

공인중개사 사무실 수는 2023년 2월부터 2년 3개월째 계속 줄고 있다. 당시 11만7,923명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매달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매달 1,000명 넘게 사무실 문을 닫고 있다. 1월에는 972명이었지만, 2월부터 5월까지는 매달 1,000명을 넘어섰다.

부동산 시장 전체가 어려워진 게 가장 큰 이유다.

2022년 전국 주택 가격이 1.8% 떨어져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하락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이후로도 계속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여러 악재가 겹쳤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아직 남아있고,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어들었다. 게다가 높은 금리가 계속 유지되고 대출 받기가 더 어려워진 탓도 크다.

트히 올해 특별한 상황들이 계속 발생했다. 대통령 탄핵 사태로 정치적 불안정이 커진데다 새 아파트 분양도 거의 없다.(서울은 5월까지 단 2곳만 분양)

전국 아파트 분양량이 작년보다 7% 줄어들었고 중소 건설사들이 짓는 중간 규모 아파트는 무려 72.8%나 급감한 것도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6월 27일에 시행된 강력한 대출 규제까지 더해져서 당분간 상황이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거나 새로운 공급 계획이 나와야 사무실을 여는 곳이 늘어날 텐데, 지금은 여건이 좋지 않아 새로 시작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결국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공인중개사들의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