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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 드러낸 대상공원 '빅트리'.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의 미래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은 초대형 인공나무 전망대 '빅트리'가 당초 조감도와는 확연히 다른 엉성한 면모를 드러내자 시민들의 원성이 잇따르고 있다.
사실상 완성 단계에 이른 빅트리는 당초 조감도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인다. 40m 상당 높이의 건축물 기둥이 애초 계획한 나무 모양이 아닌 굵은 원통형으로 세워지고, 나무 역시 다소 듬성듬성하게 세워져 있다.
당초 빅트리는 싱가포르 대표 명소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의 슈퍼트리를 참고해 추진됐다. 원래 설계대로라면 빅트리 상부에는 20m 높이의 메인 인공나무가 세워지고, 그 옆으로는 작은 인공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설 예정이었다.
"탈모 빅트리", "짧고 통통하다"…시민들 실망감 폭발
시민들 사이에서는 "저게 다냐", "탈모 빅트리"라거나 "짧고 통통하다", "조감도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라는 등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시에도 관련 민원이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트리는 부산·김해 등 타지역에서 창원에 진입하는 관문 중 하나인 창원터널을 넘어 맨 처음 보이는 대형 시설물이다. 빅트리가 창원의 첫인상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 시민들의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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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리 조감도. 창원시 제공
공사 과정에서 '축소' 결정…안전성 우려가 원인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각종 심의를 거쳐 2022년 착공한 이후인 지난해 5월 시가 또 한 번의 경관위원회 심의에서 메인나무를 설치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공사 과정에서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시는 대형 인공구조물인 메인나무가 태풍 등 자연재해에 취약할 가능성 등을 우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러한 변경 사항이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되면서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커진 것이다.
344억원 투입된 유료 전망대
4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빅트리'는 성산구 대상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으로 조성됐다. 빅트리는 인공나무 모양을 한 도심 전망대로, 조성에 344억원 상당이 투입됐다.
내부에 명상센터와 미디어파사드, 엘리베이터 3개도 갖췄다. 개방 이후에는 일정 금액의 입장료를 받는 방식으로 유료로 운영될 예정이다.
총사업비 1조원 규모의 대상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사업자가 대상공원 전체 사업면적 95만7천여㎡ 중 87.3%를 빅트리·맘스프리존 등 공원시설로 조성해 시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12.7%에는 1천779세대 규모 아파트 등 비공원시설을 지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연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시, "보완 방안 검토" 나서
시 역시 시민들의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빅트리를 어떻게 보완할지 등을 두고 현재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금용 창원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열린 간부회의에서 "창원시 첫인상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좀 더 보완할 게 있는지 고민을 엄청 깊이 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