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관계자가 경기도 화성에 있는 AI 정수장에서 약품주입동에 구현된 '스마트 미러'(터치형 화면)를 보며 정수처리에 필요한 약품주입 자율공정 현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 수자원공사 제공


한국수자원공사(사장 윤석대)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실증한 'AI 정수장 운영 기술'이 ISO(국제표준화기구)에서 국제표준 작업초안으로 공식 승인됐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한국이 물관리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AI 기반 인프라 운영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음으로써, 향후 전 세계 물관리 시장에서 한국 기술의 우위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국제표준화 과정의 신속한 추진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신규 기술에 대한 ISO 국제표준화는 일반적으로 3년 이상이 소요되며, 기술 문서 작성과 회원국 투표 등 엄격한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1월 해당 기술의 신규과제 제안을 승인받은 이후, 불과 7개월 만에 국제표준 제정의 핵심 관문인 작업초안 승인을 이끌어내는 이례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이러한 신속한 진행은 한국의 AI 정수장 기술이 가진 혁신성과 실용성이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음을 보여준다. 또한 수자원공사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표준화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기술 개발 과정과 전국 확산

AI 정수장 기술은 수자원공사가 2020년부터 환경부와 함께 스마트 물관리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초기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실제 현장 적용까지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성 정수장에서의 성공적인 실증을 거쳐 2024년까지 전국 43개 광역정수장에 확대 적용되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지역적 특성과 수질 조건을 고려한 기술 고도화가 이루어졌으며, 각 정수장의 운영 데이터를 축적하여 AI 시스템의 학습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켰다.

AI 기반 자율 운영 기술의 핵심 기능

이 기술은 기후위기로 인한 원수 수질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에너지 사용까지 절감하는 등 인공지능(AI) 기반 자율 운영 기술이 적용되었다. 특히 실시간 수질 모니터링을 통해 최적의 정수 처리 조건을 자동으로 설정하고, 예측 분석을 통해 사전 대응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머신러닝 기반의 최적화 알고리즘을 통해 약품 투입량과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도 수질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운영 효율성을 실현했다. 이러한 기술적 우수성은 운영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 효과를 동시에 달성하는 지속가능한 물관리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적 성과 인정과 글로벌 등대상 수상

국제적으로도 성과를 인정받아 물관리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는 세계 최초로 2024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글로벌 등대상을 수상했다. 이는 한국의 AI 정수장 기술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산업 혁신을 이끌어내는 혁신적 모델로 평가받았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등대상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혁신적인 성과를 달성한 선도 기업과 기관에 수여되는 권위 있는 상으로, 한국 공공기관이 이 분야에서 세계적 인정을 받은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AI First 전략기획단 운영과 미래 계획

공사는 지난 6월 윤석대 사장을 단장으로 'AI First 전략기획단' 운영에 본격 착수했다. 이 전략기획단은 AI 정수장을 정부 AI 3대 강국 전략의 선도 모델로 중점적으로 육성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전략기획단은 기술 개발부터 해외 진출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특히 국내 AI 생태계 구축과 관련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AI 정수장 기술의 상용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AI 주권 기술로서의 완성도 제고

외산 플랫폼이나 클라우드 의존 없이 정수장에서 발생하는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분석·운영 체계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보안이 중요한 공공 분야에 적합한 AI 주권 기술로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는 국가 핵심 인프라인 물관리 시설의 보안성을 확보하면서도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전략적 접근이다. 특히 데이터 주권과 기술 주권을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AI 강국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전망

윤석대 사장은 "AI는 국가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원천기술인 만큼 우리의 독보적 AI 정수장 기술로 국제표준을 만드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고, 한국형 AI 정수장 기술로 첨단 물산업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데 속도를 높여가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번 ISO 국제표준 승인을 계기로 한국의 AI 정수장 기술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으면서, 우리나라가 미래 물산업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