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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구 계양산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들로 뒤덮여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환경부가 4일 인천 계양산에서 '러브버그'라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의 이례적인 대발생으로 주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며 긴급 방제작업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올해 특히 심각한 러브버그 대발생

러브버그는 중국 남부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외래종으로, 2015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2022년을 기점으로 매년 6월부터 7월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발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는 인천시 계양산에서 유례없이 대량 발생하여 현장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환경부는 이날 본부와 소속기관 직원 37명을 현장에 투입해 계양구청 방제 인력 10여 명과 함께 송풍기, 포충망, 살수 장비 등을 활용한 방제작업을 벌인다. 특히 현장에 방치된 러브버그 사체가 악취를 발생시켜 주민 불편을 야기하는 점을 고려해 대대적인 수거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새로운 포집 장비 효과 확인

환경부는 러브버그가 빛에 유인된다는 습성에 착안해 개발된 '광원 포집 장비' 3기를 현장에 추가 설치한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일 현장 테스트 과정 중인 광원 포집 장비 4기를 인천시 계양산에 긴급 설치했으며, 운영 결과 러브버그 유인 및 포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협업 체계 강화로 선제적 대응

환경부는 향후 곤충 대발생에 대비해 지자체와 연계한 대응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러브버그 외에도 대벌레, 동양하루살이, 미국선녀벌레, 깔따구 등이 7월 이후에도 대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운영 중인 '환경부-서울시-국립생물자원관 협업 체계'에 인천시, 경기도 및 관련 기초자치단체를 포함하고, 필요시 인접 지자체까지 포괄하는 협의체를 가동할 계획이다. 환경부에는 24시간 가동하는 대책반을 마련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참여하도록 해 최신 연구 결과를 현장에 조기 적용할 방침이다.

중장기 연구개발 투자 확대

환경부는 곤충 대발생과 연계된 중장기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린다고 밝혔다. 먼저 기후 위기가 야기하는 생태계 영향이 곤충 서식지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AI 활용 곤충 대발생 예측 및 방제 기술 개발' R&D를 확대한다.

친환경적이면서 종 특이적인 방제기법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장비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며, 기후변화로 인해 향후 우리나라에 도래할 가능성이 높은 곤충들을 목록화하고 종 특성과 방제 관련 연구도 본격화한다.

제도적 개선 방안 마련

국민 생활에 큰 불편을 야기하는 곤충의 관리를 위한 제도적 방안도 마련한다. 현재 러브버그를 비롯한 대발생 곤충은 관리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지자체에 대한 예산지원 및 기술개발 재원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가, 지자체,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논의해 법정 관리종 지정 및 체계적 대응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올해 곤충 대발생 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기후변화 영향으로 생태계 불확실성이 심해지는 추세"라며 "발생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발생이 발생하면 초기부터 지자체와 협력해 대응하면서 환경부 인력과 장비 및 긴급 방제 예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