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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공사 현장에 배포되는 신규 매뉴얼 내용 4일부터 국토교통부 홈페이지(molit.go.kr→정책자료→정책정보)에서 내려받을 수 있음. 국토부 제공

국토교통부는 도로 공사 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현장 여건을 세밀하게 반영한 '도로 현장 맞춤형 안전관리 매뉴얼'을 새롭게 제작해 4일부터 전국 도로관리청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번 매뉴얼은 기존 안전관리 지침의 한계를 극복하고 현장 근로자의 이해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전면 개편한 것으로, 도로 공사의 공정 특성과 현장 여건을 철저히 반영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새 매뉴얼은 도로 공사의 성격에 따라 도로 신설·확장공사와 도로 유지·보수공사로 구분하고, 각각 관리자용과 근로자용으로 세분화해 총 4종으로 제작됐다. 이는 현장의 작업 특성과 안전관리 요구사항이 공사 유형별로 다르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특히 현장에서 이뤄지는 단위 작업별로 상세하게 서술하고, 실제 발생한 사고 사례를 바탕으로 위험 요소를 분석해 이와 연계된 안전대책을 삽화로 제시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법령 중심에서 현장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

그간 도로 공사 안전관리 매뉴얼은 건설기술진흥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제도와 법령을 중심으로 구성돼 현장 근로자들이 이해하고 숙지하기 어려웠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번 매뉴얼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추상적인 법령 설명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안전대책에 중점을 뒀다.

실제 사고 사례를 기반으로 한 위험 요소 분석은 근로자들이 위험 상황을 사전에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 예방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5개 언어 지원으로 외국인 근로자 안전 확보

건설업계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참여하는 도로 신설·확장공사 현장 매뉴얼은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 베트남어, 캄보디아어, 태국어 등 총 5개 언어로 제작했다.

이는 언어 장벽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고, 다문화 근로 환경에서도 모든 근로자가 동등한 안전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 조치다. 특히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이러한 다국어 지원은 산업재해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디지털 접근성 강화로 실시간 활용 가능

모든 매뉴얼에는 QR코드를 삽입해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로 실시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현장에서 즉시 매뉴얼을 확인하고 적용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며,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근로자들의 활용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위험 상황 발생 시 즉시 대응 방안을 확인할 수 있어 신속한 안전조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국 확산으로 안전 문화 정착 기대

이번 매뉴얼은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모든 도로관리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되어, 전국적인 도로공사 안전 수준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우제 국토교통부 도로국장은 "지방자치단체 등 모든 도로관리청의 현장 맞춤형 안전교육을 통해 공사 참여자 중심의 안전 문화 정착을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안전관리 패러다임 변화 신호

이번 매뉴얼 제작은 단순한 규정 나열에서 벗어나 현장 중심의 실용적 안전관리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다문화 근로 환경을 고려한 접근은 건설업계의 안전관리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실제 현장 적용 과정에서 수집되는 피드백을 바탕으로 매뉴얼의 지속적인 개선과 업데이트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도로 공사 현장의 안전 수준이 한층 더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장 맞춤형 안전관리 접근법이 다른 건설 분야로도 확산되어 건설업계 전반의 안전 문화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