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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벌레의 우화 과정(시계방향). 영월군 제공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비단벌레의 신비로운 '우화'(羽化) 과정이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영월 천연기념물 곤충연구센터는 2018년부터 국내산 비단벌레(학명: Chrysochroa coreana)의 원종을 확보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단벌레의 생활사 전 과정을 연구 기록하던 중 우화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고 10일 밝혔다.

'우화'(羽化)는 곤충이 번데기 단계에서 날개를 가진 성충으로 변태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주로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서식하는 비단벌레는 개체 수가 적고 서식지가 점점 파괴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다.

나무 안에서 2∼4년간 목질부를 파먹으며 유충으로 지내다가 성충이 돼 구멍을 뚫고 나오는 비단벌레의 특성상 우화 과정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곤충은 우화 시 가슴 부분과 날개 색의 착색이 동시에 진행되는 게 일반적인데 비단벌레의 경우는 머리와 가슴이 먼저 착색된 후 날개 부분은 제일 나중에 착색이 되는 매우 독특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비단벌레의 딱지날개는 금속성의 영롱한 초록색과 붉은색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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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충이 돼 나무 속을 뚫고 나온 비단벌레. 영월군 제공

이 때문에 고대 신라시대에는 그 껍질을 왕관이나 왕족의 장신구 또는 마구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했다.

황남대총의 마구를 복원하는 데 필요한 비단벌레 껍질은 약 800∼1천장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월군 관계자는 "비단벌레 증식 복원 연구를 통해 자연유산 활용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월군이 비단벌레의 우화 과정을 규명한 것은 희귀 곤충 복원의 과학적 기반을 마련한 의미 있는 성과다.

이번 연구는 생물다양성 보존은 물론 자연유산을 생태교육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지속 가능한 복원을 위해선 서식지 전체의 생태적 복원과 장기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지역 청소년과 주민이 참여하는 생태 보전 프로그램 마련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