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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예정 부지인 대항마을 일대
시공사로 선정됐던 현대건설이 공사 불참을 선언하면서 가덕신공항 개항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토지 보상 절차에서도 주민 반발에 부딪혀 건설사업 전반에 난항이 예상된다.
주민 200여명 집회로 보상금 현실화 요구
10일 가덕도 대항청년회와 가덕도 주민 200여명은 부산 강서구 명지신도시에 위치한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앞에서 집회를 열고 보상금 현실화, 구체적 이주대책 수립, 지속 가능한 생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집회 참석 주민들은 "이주대책도 생계 대책도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제시된 보상금으로는 가정을 유지하거나 이주조차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황태원 대항청년회장은 "골목 하나를 두고 평당 보상금이 3배 정도 차이가 난다"며 "60년 평생 가덕도에 사신 분들은 가덕도 내에 남아 있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 돈으로는 이주택지에 땅을 사지도 못하고 건물을 지을 수도 없어 이주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상금에 대한 반발은 대부분 원주민에서 나오고 있다. 투자 목적으로 가덕도 해안가로 이주한 외지인 중 일부는 이미 토지 보상금을 수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원주민 200여명이 이번 토지 손실 보상액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8일까지 협의가 되지 않으면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서 다시 감정평가를 진행하게 되는데, 평균 6개월가량 추가 보상 기간이 소요된다.
이주대책 수립과 주민 갈등 심화
현재 토지 보상은 부산시가, 이주대책은 가덕신공항 건설공단이 담당하고 있다. 공단은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이르면 9월 말 이주지를 결정해 주민들에게 안내문을 보낼 예정이다.
토지보상법 제78조에 따르면 사업시행자는 주택, 택지 등 부동산을 공급하는 이주대책을 수립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가덕도 이주대책은 이주정착금 형태가 아닌 이주지 내 토지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주택지로는 에코델타시티와 가덕도 내 독뫼산로 압축되고 있다. 가덕도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온 주민들은 독뫼산을 선호하고, 최근 가덕도에 편입된 주민들은 에코델타시티 이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안에 보상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부산시는 2023년 12월부터 5개월간 기본조사, 2024년 6월에는 토지 소유자와 관계인 사전 열람·확인, 2024년 7월 보상계획 열람·공고 등 절차를 시행했다. 이후 평가법인 3곳을 선정해 올해 4월까지 토지, 물건에 대해 감정평가를 했고 지난달 5일부터 손실보상 협의를 시작해 다음 달 8일까지 진행한다.
토지 보상 절차가 진행되던 과정에서 대항지구보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한목소리를 내던 주민들은 위원장 교체 문제 등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앞서 이달 3일에도 대항마을통장, 대항어촌계, 소형선박협의회, 상거번영회 등 주민단체들이 규탄대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