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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X 노선도. 충북도 제공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청주. 오송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는 4일 CTX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CTX는 정부대전청사부터 정부세종청사∼오송역∼청주도심∼청주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총연장 64.4㎞의 철도다.

CTX가 개통되면 충청 지역의 주요 거점 간 통행 시간이 30분대까지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며 이르면 2028년 중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KTX·SRT 지나는 오송읍 일대 주목

부동산 시장의 대형 호재로 여겨지는 교통 인프라 개선 소식에 집값 상승 등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매수 문의가 급증한 상황은 아니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KTX와 SRT가 지나는 흥덕구 오송읍 일대부터 주목하고 있다.

23년째 청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했다는 A씨는 "오송읍 일대는 국가산업단지라 기업체 유입이 꾸준했고 그만큼 아파트 매수 문의도 많았다"며 "아울러 세종 행정수도 이전 얘기가 나왔을 때 세종의 경우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커 투자 진입이 어려웠지만 오송은 상대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아 서울, 경기 등 외지 투자자들이 눈여겨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임대 아파트가 많지만 수년 내 분양 전환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교통 접근성 개선이 가장 큰 호재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오송에서 청주 도심으로 가는 교통망이 충분하지 않아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CTX가 개통되면 교통 접근성이 크게 높아져 주변 집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현재 오송역에서 청주 시내로 이동하려면 버스로 40분 이상 소요되거나 택시비 2만원 안팎을 부담해야 한다. CTX 개통으로 청주 도심까지 10분대로 단축되면 오송 거주민들의 생활권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오송역은 이미 KTX와 SRT가 정차하는 교통 요충지로, CTX까지 개통되면 대전·세종·청주를 잇는 '트리플 역세권'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오송역 주변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900만~1,400만원대로, 인근 세종시(2,000만원대)나 청주 도심(1,500만원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태다.

"호재 선반영" vs "장기적 상승" 엇갈린 전망

다만 이번 CTX 사업 호재가 집값에 선반영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송읍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번 국토부 발표는 오래전부터 논의된 일이라 집값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아직 청주 어느 도심을 지날지도 확정되지 않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오송역 인근 아파트 가격은 CTX 사업이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 오송동 일부 단지는 2020년 3.3㎡당 800만원대에서 현재 1,200만원대까지 50% 가까이 올랐다.

반면 장기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오송읍 B공인중개사는 "CTX 착공 시점인 2028년, 개통 시점인 2034년 등 단계별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특히 역세권 반경 500m 이내 아파트는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