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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억원 상당 주식 기부한 김진수 교수(가운데). 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학생물대학원 김진수 교수가 자신이 설립한 바이오기업 툴젠의 주식 8만5천주를 모교에 기부했다고 16일 발표됐다.

기부된 주식의 가치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34억3천800만원에 달한다. 이 기부금은 '식물 기반 탄소포집연구센터'(Center for Plant-based Carbon Capture) 창설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새롭게 설립되는 연구센터는 김 교수가 개발한 '세포 소기관(엽록체·미토콘드리아) DNA 직접 교정 기술'을 활용하여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대폭 향상시킨 고성능 작물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계 최초 엽록체·미토콘드리아 DNA 교정 기술 개발

광합성을 담당하는 엽록체와 세포 에너지 생산을 맡는 미토콘드리아는 각각 고유한 데옥시리보핵산(DNA)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널리 사용되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 기술로는 이들 세포 소기관의 DNA를 편집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미국 데이비드 리우 교수팀이 개발한 미토콘드리아 DNA 편집 도구를 개량하여, 식물의 엽록체 DNA와 미토콘드리아 DNA를 최대 99%의 높은 효율로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외부에서 새로운 유전자를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원래 식물이 가지고 있던 DNA를 수정하는 방법이라는 점이다.

Non-GMO 분류로 상용화 전망 밝아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식물 본래의 유전자를 교정하는 방식이므로 '비-유전자변형생물체'(Non-GMO)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기존 유전자변형작물에 비해 규제 제약이 적고 소비자들의 수용도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인류가 마주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위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적 도전과제"라며 "이번 기부가 유전자 교정 과학기술의 발전과 관련 전문인력 육성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