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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한 (주)LG 구광모 대표와 최고경영진이 미래 모빌리티 AI 경험 공간을 체험하고 있다. LG 제공
맹렬한 속도로 세계 제조업을 장악 중인 중국과 자국 우선주의로 무역장벽을 높게 쌓아올리는 미국 등 주요 2개국(G2)이 만들어낸 초유의 불확실성 돌파를 위해 재계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주요 그룹마다 경영진 회의를 통해 위기 대응 전략을 점검하는 한편, 인공지능(AI) 전환으로 기업 체질 자체를 바꾸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 회장은 전날 최고 경영진이 모여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사장단 회의를 소집했다.
주요 계열사 최고 경영진과 AX(AI 전환) 전략을 총괄하는 CDO(최고디지털책임자) 등 40여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구 회장은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자본, 인력에서 3배, 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경각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인식을 같이하며 관련 전략을 논의해왔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
LG는 구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의 선택과 집중, 연구개발 강화, 수익체질 개선 등 3가지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AX 전략 실행에 몰입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는 한편, 변화의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과 신속한 실행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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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24일 '2025 울산포럼'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그룹도 전날 울산에서 울산을 제조 AI 허브로 만들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2025 울산포럼'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김종화 SK에너지 사장,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사장, 장호준 SK온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 등 SK 최고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최 의장은 "시간이 가면서 대한민국 제조업이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는 데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AI 기술로 제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열린 '이천포럼 2025'에서 "이제는 AI/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술을 속도감 있게 내재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라며 "구성원 개개인이 AI를 친숙하게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혁신과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C레벨 최고 경영진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AI 리더십 프로그램'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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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이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AI 기반 경영혁신 사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두산 제공
두산그룹은 AI 혁신 로드맵을 모색하고자 경영진이 미국 출장을 떠났다.
지난 22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박지원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미국 시애틀과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AI 업체들을 방문 중이다.
이번 출장에는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 유승우 ㈜두산 사장,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부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김도원 지주부문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비롯한 각 사 CSO가 참여했다.
박 부회장은 이들에게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AI를 접목해야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며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장단은 아마존의 AI 기반 생산성 개선 프로젝트 사례를 살펴보고 물류센터에 적용된 AI·로보틱스 기술을 확인했다.
이어 엔비디아를 방문해 AI 사업별 협업 논의를 진행했다. 그룹이 강점을 가진 에너지, 건설기계 등 피지컬 AI에 초점을 맞추고 협업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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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I 포럼 2025'에서 개회사를 하는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그룹도 최근 연례 AI 기술 교류 행사인 '삼성 AI 포럼'을 예년보다 두 달 일찍 열고 AI 미래 전략을 재점검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삼성전자는 다양한 업무영역에 AI 기술을 적용해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사장도 최근 독일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 2025를 계기로 국내 언론과 가진 간담회에서 "대내외적으로 많은 도전이 이어지는 사업 환경 속 DX부문장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전 업무 영역의 90%에 AI를 적용해 AI가 현장에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