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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대기질 공동 조사' 일환으로 작년 2월 26일 대기질 측정 장비가 설치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용 DC-8 항공기가 서울 도심 위를 지나고 있다.

겨울철 국내 초미세먼지(PM2.5)의 주범은 여전히 중국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이 9일 발표한 '대기질 국제공동 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초미세먼지(PM2.5)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중 전문가 참여한 대규모 공동 조사

이번 보고서는 작년 2~3월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아시아 대기질 공동 조사'(ASIA-AQ)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연구진은 7개 대기화학수송모델 분석 결과를 종합해 국내 초미세먼지의 발생 기원을 추적했다.

조사 결과,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의 55%는 중국에서 유입됐고, 국내에서 발생하는 비율은 29%에 그쳤다. 나머지는 기타 해외 지역이나 자연 발생원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기여도, 시기별로 최대 2배 차이

조사 기간 동안 중국의 기여도는 시기에 따라 큰 편차를 보였다. 대기가 청정했던 작년 2월 15일부터 3월 2일까지는 36%로 가장 낮았지만,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3월 3~8일에는 71%까지 치솟았다.

특히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중국 내에서도 베이징·톈진·허베이 등 화북지역과 허난·후베이·후난 등 화중지역의 영향이 두드러졌다.

주목할 점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이었던 작년 3월 9~31일에도 중국 기여율이 약 60%에 달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한반도 초미세먼지 농도에 국외 영향이 절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내 발생 미세먼지는 최대 43%

국내에서 인위적 행위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 비율은 최소 16%에서 최대 43%로 나타났으며, 조사 기간 평균은 29%였다. 중국도 아니고 국내도 아닌 기타 지역에서 유입되거나 자연 발생한 미세먼지는 최대 21% 미만으로 집계됐다.

결국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미세먼지와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국내 초미세먼지의 양대 주요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중 모두 개선 추세... 한국 40% 감소

다행스러운 점은 한국과 중국 모두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지난해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5.6㎍/㎥로, 2016년 26㎍/㎥에 비해 40% 낮아졌다. 중국 역시 전국 339개 도시의 2023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30㎍/㎥로, 2016년 47㎍/㎥보다 36% 감소했다.

양국의 대기질 개선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중국발 미세먼지의 높은 비중을 고려할 때 국제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저감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