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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7월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 지수는 수도권 152.0, 지방 105.2를 기록했다.

2017년 11월을 기준점(100)으로 산정한 이 지수에서 수도권의 지방 대비 비율은 1.4449로, 2008년 8월(1.4547)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 가격 차이는 2008~2009년 확대세를 보이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침체로 점차 줄어들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고, 팬데믹 회복기에 잠시 완화됐다가 2023년 이후 재차 확대되고 있다.

서울 한강변 급등 vs 지방 하락, 양극화 심화

최근 주택시장에서는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서울 한강벨트 지역 아파트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반면, 비수도권 지역은 오히려 가격이 하락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이러한 양극화의 원인을 분석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경제력 격차 확대,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 등 구조적 문제에 과거 주택경기 부양 정책이 맞물리면서 주택가격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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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규제, 수도권 집값만 끌어올려

다주택자 규제가 의도와 달리 지역 간 주택시장 양극화를 키웠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한국경제학회에서 발표된 '지역 간 주택경기 양극화 현상 분석' 논문은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 기간 동안 아파트 가격 변화율을 분석했다. KB매매가격지수 기준으로 수도권은 0.912% 상승한 반면, 지방은 0.07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근영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논문에서 "다주택자 규제 강화 기간 수도권 주택가격은 올랐지만 비수도권 주택가격은 떨어져 양극화가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다주택 보유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수도권 주택에 집중하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해법은 지방 규제 완화와 기업 유치

반면 금리 상승으로 주택 매입 기회비용이 높아지거나 경기가 침체되면 지방 주택 보유 유인이 사라져 지방 주택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한 현 상황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가격 양극화를 완화하려면 지방 다주택자 규제를 완화하고,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과 함께 해외 진출 기업이나 수도권 기업의 지방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