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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등 생성 AI(인공지능) 서비스에 투자 정보나 전략을 묻는 'AI 재테크'가 유행하며 국내 성인 10명 중 6명은 이런 흐름에 뒤처질까 봐 불안감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생성 AI는 책, 보고서, 인터넷 게시물 등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의 수준으로 분석·요약·추론 등의 작업을 해내는 것이 특징이며, 금융과 법률 등 여러 영역의 질문에 답하는 '보편 도구'로서 인기가 높다.
6일 금융투자 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한국언론진흥재단은 국내 20∼60대 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생성 AI 확산에 따른 AI 불안 경험'에 관한 설문 조사를 해 최근 이런 결과를 공개했다.
이 설문은 생성 AI로 가장 많이 하는 생산적 활동인 '업무 관련 지식 습득', '재테크', '본인과 자녀의 학습·교육' 등 3가지를 제시하고 이 같은 AI 활용 추세를 제대로 못 따라갈까 봐 불안을 느끼는지를 물었다.
이 결과 AI 재테크 유행에 잘 적응하지 못해 불안하다는 답변율은 59.1%에 달했다. AI 기반의 업무 지식 습득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는 반응은 67.2%, AI 교육·학습 붐과 관련해 초조하다는 이들은 54.9%로 각각 나타났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AI 재테크는 증권사 보고서나 재무제표 요약을 시키는 것부터 중장기 투자 전략이나 특정 종목·펀드의 매수 여부를 AI에 묻는 것까지 그 범위가 매우 넓다.
언론재단 양정애 연구위원은 설문 관련 보고서에서 "AI 재테크에 대한 불안감은 연령별로는 30∼50대의 답변이 많았고, 특히 30대는 64.5%가 불안하다는 답을 내놔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며 "이는 30대가 사회·경제 활동의 초기 단계에서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크고 AI를 잘 활용하려는 수요도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재테크에 생성 AI를 쓴다는 이들은 전체 설문 참여자 중 35%로 조사됐다.
한편 금융 전문가들은 중요한 투자 판단을 할 때 개별 AI의 답변을 '팩트'로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최근 생성 AI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좋아지면서 사실과 동떨어진 답을 참말처럼 내놓는 '헛소리'(hallucination) 현상이 크게 줄긴 했지만, 지금도 AI가 비상식적 진단을 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 전문 AI(로보어드바이저)나 AI 기반 펀드 등 금융권 AI 서비스는 AI의 판정을 인간 전문가가 재차 점검하는 절차가 존재하지만, 개인이 AI 답변을 활용할 때는 이런 '안전장치'가 없다는 사실도 유의해야 한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의 이정민 연구위원은 "재테크 분석에서 생성 AI 모델마다 고유의 편향성이 존재하는 데다 같은 제품도 유료·무료 버전의 답변이 다를 수 있다"며 "개별 AI의 답변은 여러 경로를 통해 비교·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