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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헬스테크 기업 ASKEN 홈페이지 캡처.

한국에 앞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이 로봇·정보통신기술(ICT) 기술 등을 활용한 '에이지 테크'(Age-tech)를 신산업으로 키우고 있어 한국 역시 이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고령사회 일본의 에이지 테크(Age-tech)'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가 진전되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최근 돌봄·간병 수요가 급증하면서 돌봄 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이 같은 인력 부족 문제의 대응책 중 하나로 에이지 테크 도입이 주목받으며 일본 정부 역시 관련 기술 보급과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에이지 테크는 고령자와 돌봄 종사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령 친화 기술을 총칭한다.

기존 단순 돌봄 기술을 넘어 쇼핑, 금융, 상속, 커뮤니티 활성화 등 고령자를 위한 모든 기술·제품·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고령자가 요양시설로 이동하지 않고 기존 집과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주거·스마트홈 서비스, 영양 관리 지원 서비스, 운동·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헬스테크 기업 아스켄(ASKEN)은 AI를 기반으로 식사 기록 앱과 온라인 상담을 결합해 고령자 맞춤형 식단 가이드를 제시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서비스로 60대 이상 이용자 수가 4년 만에 3.4배 증가하는 등 관심을 받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를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길 때 활용하는 이승 보조 로봇과 이동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배설 보조 로봇 등도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아울러 일본에는 직관적인 앱(app) 인터페이스로 고령자 맞춤형으로 전자결제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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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전용 전자결제 서비스 선보인 일본의 핀테크 기업 카에루(KAERU) 홈페이지 캡처.

일본 미즈호은행은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일본의 실버산업 규모가 올해 101조3천엔으로 처음 100조엔을 넘기며 지난 2007년과 비교해 6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 역시 작년 고령사회 대책 관계 예산을 24조3천억엔으로 전년보다 3% 증액하는 등 매년 예산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역시 2017년 고령 사회 진입 이후 지난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며 고령화 속도가 일본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돌봄 인력 부족 문제도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 고용분석팀은 한국의 돌봄 인력 부족 규모가 2022년 19만명에서 2032년 38만∼71만명, 2042년에는 61만∼155만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돌봄 인력 부족은 가족 간병 수요를 증가시켜 2042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2.1∼3.6%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이에 돌봄 산업 등이 발달하면서 한국의 실버산업 규모는 2020년 72조원 규모에서 2030년 168조원으로 2.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전망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현상으로 진행되는 고령화가 일본과 한국을 넘어 다른 국가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 에이지 테크 관련 산업이 신산업 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실제 고령자 자택이나 요양원 등 현장과 돌봄 로봇 기술 등을 직접 연결하는 실증 플랫폼을 운영하는 등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한국 역시 이 같은 모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한국에서도 민간과 공공기관에서 필요한 협업 수요를 제시하고 협업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협업 이음터'나 '민관협력 오픈 이노베이션 지원산업' 등이 있다"며 "에이지 테크 기업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증 실험 등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