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정상부가 개방된 9일 오전 지왕봉에서 탐방객들이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무등산 정상은 1966년 군부대가 주둔한 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으며 2011년 첫 개방행사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총 26회 개방했다.
광주시의회가 무등산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를 검토한 용역에서 경제성이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지만, 환경단체의 반발로 후속 논의가 전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개 구간 설치안 도출…증심사 입구와 지산유원지 후보
13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김용임(국민의힘) 시의원이 주도한 의원연구단체 정책연구용역으로 '무등산 케이블카 조성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연구'를 지난해 진행하고 올해 초 최종보고서를 공개했다.
용역 결과 무등산 케이블카 조성안은 ▲1안 증심사 입구 인근-무등산 장불재(4.8㎞) ▲2안 지산유원지-무등산 장불재(6㎞) 등 2개 구간으로 압축됐다.
1안은 무등산 관광 인프라인 증심사와의 연계가 가능하고 접근성이 뛰어나며 환경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문화재 및 자연경관 훼손 우려가 제기됐다.
2안은 더 긴 구간을 통해 풍경 감상이 가능하고 지산유원지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구간이 늘어난 만큼 환경훼손 우려가 크고 설치 비용도 증가한다는 단점이 도출됐다.
연간 52만명 방문·94억원 수익 전망
타당성 분석에서는 케이블카 설치 시 연간 약 52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입장 수익만 94억원 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30년 운영 기간을 기준으로 1안(사업비 720억원), 2안(사업비 900억원)의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편익·비용 비율(B/C)이 1안 1.4352, 2안 1.1629로 나타나 두 안 모두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일반적으로 B/C 비율이 1.0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하는데, 두 안 모두 이 기준을 충족한 셈이다.
"교통약자 접근성 개선·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용역사는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의 긍정적 효과로 교통약자의 접근성 개선을 강조했다. "고령자·장애인·임산부·어린이 등 교통약자에게 무등산 접근 기회를 늘리고, 차량 의존도를 낮춰 교통 혼잡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방문객 증가로 무등산의 문화·경제적 가치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용역사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 등을 잘 살펴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신중한 접근을 제언했다.
환경단체 반발에 후속 논의 중단
이번 용역은 지난해 10~12월 진행돼 올해 1월 최종 보고서가 제출됐지만, 광주시의회는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환경단체 등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후속 논의를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용임 의원은 "지난해 진행한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관련 토론회의 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용역까지 진행했다"며 "사업 추진 타당성이 높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음에도 환경단체 등의 반발 여론으로 후속 논의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무등산은 201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만큼 케이블카 설치는 자연환경 보전과 지역 관광 활성화 사이에서 첨예한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향후 시의회가 환경 보호와 경제성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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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용역 결과. 광주시의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