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포스코이앤씨 업무협약(MOU)체결식. 산림청 제공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포스코이앤씨와 함께 국산목재를 활용해 노후 아파트 위에 층을 더 올리는 새로운 건축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콘크리트 공법보다 무게를 절반 가까이 줄여 오래된 아파트의 기초 구조물 부담을 덜면서도 수직증축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40조 원 리모델링 시장, 무게 때문에 막혀 있었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은 14일 포스코이앤씨(대표 송치영)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국산목재 활용 목재-강건재 하이브리드 목조건축 기술개발 기획」 연구과제의 중간 성과를 발표했다.
국내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은 향후 10년간 약 40조 원 규모로 전망될 만큼 수요가 크다. 하지만 기존 아파트의 기초부 말뚝이 견딜 수 있는 무게(지지력)가 40톤으로 제한돼 있어, 위층을 더 올리려면 기초 구조물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수직증축이 필요함에도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 어려웠다.
나무-콘크리트 합성 슬래브로 무게 51% 줄여
연구진은 이런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철근 콘크리트 슬래브(바닥판) 대신 구조용 직교 집성판(CLT)과 콘크리트를 결합한 합성슬래브(TCC)를 설계했다.
CLT는 나무판을 직각으로 교차해 여러 겹 쌓아 만든 목재로, 강도가 높으면서도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실험 결과, 3개 층을 수직증축할 경우 증축부의 무게가 기존 철근 콘크리트 방식보다 약 5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게가 크게 줄어들면서 기초부에 가해지는 하중 문제가 해결됐고, 추가로 보강해야 하는 파일(말뚝) 수량도 약 20% 줄일 수 있었다.
이는 노후 아파트의 기초 구조를 크게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수직증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중립에도 기여…전과정평가로 효과 검증 예정
연구진은 앞으로 구체적인 건축 부재 물량을 계산하고, 전과정평가(LCA)를 통해 이 기술이 탄소중립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분석할 계획이다.
목재는 성장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건축 후에도 탄소를 저장하기 때문에, 콘크리트에 비해 환경 부담이 적다. 특히 국산목재를 사용하면 수입 자재 대비 운송 과정의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목재산업연구과 김건호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국산목재를 공동주택 구조부재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건축 분야에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이어 "앞으로도 아파트 부속건축물 목조화 기획과 경제성 검증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국산목재 활용을 확대해 건축 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노후 아파트의 주거 환경 개선은 물론 국산 목재 산업 활성화와 탄소중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