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미중 AI 패권경쟁과 국내 AI-AX 도약 전략. 정동영 의원실 제공
미중 간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제조업 기반의 기술 역량을 활용해 피지컬 AI 중심의 혁신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동영·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미·중 AI 패권 경쟁과 국내 AI·AX 도약 전략-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포럼이 열렸다.
정부 AI 정책, 'AI 네이티브' 전환 시급
박대웅 한빛미디어 의장 겸 녹서포럼 의장(국가AI전략위원회 공공AX분과장)은 "정부가 AI를 필수적으로 활용하는 AI 네이티브 정책을 우선 추진하지 않는다면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장은 "정부와 공공기관에 데이터, 자본 등 인프라를 활용할 기반이 미흡하고 엔비디아 GPU마저 쓸모없게 될 뿐"이라며 "공무원들의 IT 전문성 부족, 민간 클라우드 환경 규제, 지역 생태계 활용 기반 미비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공무원들이 순환 보직으로 근무해 특정 분야 전문성이 생기지 않고 외주 개발 방식으로는 계약이나 유지보수 시스템도 미흡하다"고 강조하며, 산학연 생태계 조성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중 AI 경쟁, 골든타임 vs 전략적 인내
이재욱 서울대 AI연구원장은 현재의 미중 경쟁 구도에 대해 "미국은 골든 타임 전략으로 주도권을 강화하고 중국은 전략적 인내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원장은 "2021년 5월 중국의 컴퓨팅 파워가 미국을 앞섰지만, 미국의 반도체법(Chips Act)과 수출 통제 등으로 지난 4월 기준 미국이 중국을 다시 앞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반도체, 하드웨어, 제조 인프라 등 핵심 구성요소를 국가 규모 대비 폭넓게 갖췄다"며 "피지컬 AI는 로봇, 센서, 제조설비 등 물리 세계로부터 끊임없이 데이터를 받아 적응해야 하는 기술로, 한국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산업 현장의 AI 혁신, 수개월 작업이 며칠로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산업 현장의 구체적인 AI 전환 사례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작은 LNG선 한 척의 초안 작업이 과거 전문 엔지니어 50명이 2∼3개월을 써야 했지만 지금은 AI로 열흘이면 끝난다"며 "정합성 자동 점검으로 납기 지연과 손해배상 위험을 크게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설비 고장 예측을 위해 수십 년 쌓인 정비 이력을 표준화하는 작업이 전문 엔지니어 10명이 4년 반 걸릴 일을 AI가 이틀 반 만에 완료한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AX 확산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교육 등 서비스 혁신을 꾀해야 한다"며 "에이전틱 AI 시대의 생존 조건은 AI 네이티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