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목재제품의 천연 휘발성유기화합물(VOC) 관리 방안 모색 세미나.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국산 목재제품의 활용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규제 개선에 나섰다.

국립산림과학원은 10일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공동기기원(NICEM)과 공동으로 '국산 목재제품의 이용 확대를 위한 천연 휘발성유기화합물(VOC) 관리 방안'을 주제로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천연 피톤치드, 인공화학물질과 동일 규제?

목재는 자체적으로 향 성분을 생성하는 천연 소재다. 이 성분은 '피톤치드'의 일종으로, 산림욕의 주요 효능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서는 목재를 건축 자재나 가구 등으로 제품화할 때,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인공화학물질과 더불어 이러한 천연성분까지 동일하게 규제받고 있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은 목재의 천연 성분이 인체에 무해함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합리적인 기준 마련을 통해 관련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양한 활용처로 확대 가능성 열려

이번 규제 개선이 이뤄지면 국산 목재의 활용 범위는 크게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축 분야에서는 주택, 상업시설, 공공건물 등에 국산 목재를 사용한 내장재, 바닥재, 천장재의 적용이 더욱 수월해진다. 특히 목조주택과 모듈러 건축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천연 목재의 강점을 살린 친환경 건축이 활성화될 수 있다.

국산 목재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과 기술이 소개된 2025 목재산업 박람회. 산림청 제공

가구 및 인테리어 산업에서도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 원목 가구, 맞춤형 목공예품, 인테리어 소품 등에 국산 목재 사용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천연 피톤치드 효과를 누리는 동시에 합성화학물질 걱정 없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교육 및 보육시설은 특히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국산 목재를 활용한 교구, 놀이기구, 책상 등을 자유롭게 도입할 수 있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 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

의료 및 복지시설에서도 요양원, 병원, 재활센터 등에 목재를 적용해 환자와 이용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치유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문화·여가 공간인 도서관, 박물관, 카페 등에 목재 인테리어를 확대하거나, 친환경 제품 시장에서 목재 식기, 수납용품, 생활소품 등 다양한 소비재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생태·경관·재해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친환경 목재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

국산 목재 활용 확대는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시대적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목재는 성장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를 저장하며, 제품으로 가공된 후에도 폐기될 때까지 탄소를 보관하는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한다.

콘크리트나 철강 등 기존 건축 자재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도 현저히 적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규제 개선으로 국산 목재 산업의 새 전환점을 기대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과학적 근거 마련 위한 연구 지속

이번 세미나에서는 ▲VOC의 정의와 국내외 시험규격 비교 ▲목재제품의 천연 VOC 관리 현황 및 향후 방안 ▲목재제품 천연 VOC의 건강위해평가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됐다.

국립산림과학원 목재산업연구과 박주생 과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를 저장하는 목재를 더욱 많이 활용해야 한다"며,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목재제품의 이용확대를 위한 규제개선과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개선이 국산 목재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연 소재의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지고 국산 목재 제품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