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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상계(1·2단계), 중계, 중계2 택지개발지구 위치도. 서울시 제공
서울 노원구 상계(1·2단계)·중계·중계2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재정비(안)가 18일 최종 고시되면서, 이 일대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행정절차 완료로 향후 정비계획 수립과 정비구역 지정 등 후속 절차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고시는 재정비 계획이 법적 효력을 갖게 됐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각 구역별로 정비계획 수립, 주민 공람과 의견 수렴,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 재건축의 공식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구상 단계에 머물던 재건축 논의가 제도권 안에서 본격화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다.
7만6천 가구에서 10만3천 가구로…동북권 최대 주거지로
이번 재정비의 핵심은 대규모 주택 공급과 도시 구조 재편이다.
현재 약 7만6천 세대 규모인 상계·중계·하계동 일대는 재건축이 완료되면 약 10만3천 세대로 늘어나, 서울 동북권을 대표하는 대규모 주거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물량 확대를 넘어, 고령화된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장기적인 주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역세권 고밀 복합개발…‘베드타운’에서 자족도시로
서울시는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한 고밀·복합 개발을 통해 이 지역의 도시 기능을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주거시설뿐 아니라 업무·상업·문화 기능을 함께 배치해, 출퇴근 중심의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소비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자족형 도시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도심형 복합 생활권이 형성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중랑천–수락산–불암산 잇는 녹지축의 AI 생성 이미지
가구 수 3만 증가…대중교통 중심 교통 대책 병행
재건축으로 가구 수가 약 3만 세대 늘어나는 만큼 교통 혼잡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번 재정비 계획에 교통 대책을 함께 반영했다.
우선 역세권 고밀 개발에 맞춰 대중교통 이용을 전제로 한 토지 이용 계획을 적용하고, 지하철역 접근성을 높이는 보행 환경 개선과 환승 체계 정비를 추진한다.
또 주요 간선도로와 생활권 내부 도로의 교차로 개선, 보행과 차량 동선 분리 등을 통해 교통 흐름을 분산한다는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정비사업 단계별 교통영향평가를 통해 도로 확장, 버스 노선 조정, 광역 교통 연계 대책도 탄력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주택 공급 확대와 교통 부담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지 않도록,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중랑천–수락산–불암산 잇는 녹지축…경관도시로 재편
주거·교통 대책과 함께 환경과 경관 개선도 주요 변화로 꼽힌다. 재정비 계획에는 중랑천과 수락산·불암산을 연결하는 보행녹지 네트워크 구축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정비사업 이후에도 주민들이 일상에서 자연환경을 쉽게 누릴 수 있는 ‘정원도시’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주변 산지와 하천 경관을 고려한 특화 디자인을 적용해, 획일적인 아파트 단지가 아닌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도시 경관을 형성할 계획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이번 고시는 상계·중계·하계동 일대 재건축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전환점”이라며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교통·환경을 아우르는 동북권 자족도시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절차 완료로 첫 단추를 끼운 상계·중계·하계동 재건축은 향후 수년간 단계별 사업을 거치며 서울 동북권의 도시 구조와 생활 양식 전반을 바꾸는 대규모 변화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