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다리 놨더니…진천 초평호·농다리 11월까지 183만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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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평호 미르 309' 출렁다리. 진천군 제공
충북 진천 초평호 ‘미르 309’ 출렁다리가 개통 1년여 만에 방문객 급증을 이끈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도 출렁다리를 계기로 관광 지형이 바뀐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단순 보행 시설을 넘어 ‘체험형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서 지역 관광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충북 진천군의 대표 관광지인 초평호와 농다리를 찾은 방문객이 지난달 말 기준 183만1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기록한 방문객 172만 명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18일 진천군에 따르면 방문객 수는 농다리 건너편과 초평호 인근에 설치된 무인 계측기를 통해 집계됐다. 군은 지난해 4월 초평호를 가로지르는 ‘초평호 미르 309’ 출렁다리 개통이 관광객 증가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최장 무주탑 출렁다리, 관광객 발길 이끌어
‘초평호 미르 309’ 출렁다리는 길이 309m로, 주탑이 없는 출렁다리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길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개방감 있는 동선과 스릴 요소가 입소문을 타면서 가족 단위 관광객과 젊은 층 방문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푸드트럭 운영, 경관 조명 등 체험형 콘텐츠가 더해지며 단순한 보행 시설을 넘어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고려 초 축조 농다리, 출렁다리와 시너지
초평호와 함께 관광 수요를 끌어올린 농다리는 고려 초기에 축조된 국내 최고(最古)의 돌다리로, 1976년 충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역사성과 상징성을 지닌 농다리가 현대적 관광 시설인 출렁다리와 결합되면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관광 동선’이 형성됐다.
진천군은 올해 감성 체험 콘텐츠와 문화 프로그램, 지역 먹거리를 결합한 관광 전략을 선보였고, ‘생거진천 농다리 축제’를 4월 5일부터 6월 8일까지 두 달간 운영해 체류형 관광을 강화했다.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로 호수 관광 판 바꿔
출렁다리로 관광객 증가 효과를 본 사례는 진천뿐만이 아니다.
충남 논산시 탑정호 출렁다리는 2020년 완공돼 2021년 정식 개통됐다. 길이 600m에 달하는 대형 출렁다리는 호수를 가로지르는 국내 최장급 보행교로 주목받았다.
개통 이후 탑정호는 음악분수, 야간 경관조명, 산책로 등이 연계된 체류형 관광지로 변모했고, 연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지역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산청 동의보감촌 무릉교, 힐링 관광에 역동성 더해
경남 산청군 동의보감촌에 조성된 출렁다리 ‘무릉교’는 2021년 9월 완공·개통됐다. 길이 211m의 이 출렁다리는 계곡 위를 가로지르는 구조로, 한방·치유 중심이던 동의보감촌 관광에 체험성과 스릴을 더했다.
산청군은 출렁다리를 중심으로 한방 체험, 숲 치유 프로그램, 전통문화 콘텐츠를 연계해 젊은 층과 가족 단위 관광객 유입을 늘리고 있다.
왜 출렁다리는 관광객을 끌어들이나
전문가들은 출렁다리의 인기를 ‘체험형 콘텐츠’라는 점에서 찾는다.
출렁다리는 비교적 짧은 동선에서도 흔들림과 개방감을 동시에 제공해 걷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관광 경험이 된다. 사진과 영상 공유가 쉬워 SNS 확산 효과도 크다.
또한 호수·계곡·숲 등 기존 자연 자원 위에 설치돼 추가적인 환경 훼손이 적고, 축제·먹거리·문화 프로그램과 연계하기 쉬운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진천군 “관광 개발 범위, 초평호 인근까지 확대”
진천군은 출렁다리 효과를 농다리 일대에 국한하지 않고, 초평호 꽃섬과 붕어마을 등 인근 지역으로 관광 개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출렁다리를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 흐름을 주변 지역으로 확산해 체류형 관광 구조를 만들겠다”며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는 관광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출렁다리는 이제 단순한 보행시설을 넘어 지역 관광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전국 곳곳에서 유사 시설이 잇따르는 만큼,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콘텐츠 기획이 지속 가능성을 가르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