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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물찻오름 습지

제주특별자치도는 생태·경관적으로 가치가 높은 물찻오름 습지를 제주도 차원에서 습지보호지역 1호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물찻오름 습지는 약 3천582㎡ 규모의 화구호로 연중 물이 마르지 않는 희소한 지형이다.

이 곳은 매·팔색조·긴꼬리딱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생태적 보고로 평가되며, 뛰어난 경관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산림청 소유 국유지로 제주도 산림녹지과가 관리하며, 2008년부터 자연휴식년제로 지정돼 출입이 제한 중이다.

도는 습지보호지역 지정 시 수질·식생·수문 등 생태계 기능의 안정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탐방·해설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교육 및 생태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습지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첫 사례다.

지난 17일에는 제주시 조천읍사무소에서 공청회를 열어 주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으며, 수렴된 의견은 지정계획 보완과정에 반영될 예정이다.

도는 습지 보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주민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합리적 관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정 이후에는 정기적인 습지 환경 모니터링과 출입 관리, 주민 참여 프로그램 등을 단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정은 내년 상반기 중 이뤄질 예정이다.

제주에 물이 마르지 않는 화구호는 얼마나 있나

제주도는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섬으로, 오름이라 불리는 약 360여 개의 작은 화산체가 분포하고 있다. 이들 오름 가운데 화구에 물이 고여 연중 유지되는 곳은 일부에 불과해 생태적으로 매우 희귀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정한 습지보호지역은 현재 기후환경부 지정 내륙 습지보호지역 물영아리오름, 1100고지, 물장오리오름, 동백동산, 숨은 물뱅듸 등 5곳이 있다.

제주도 조례에 따라 도지사도 관할 구역 내 습지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어, 물찻오름이 추가되면 습지 보전 정책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물찻오름 같은 연중 물이 마르지 않는 화구호는 열대 섬 지형 특성상 많지 않으며, 각기 고유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민 불편과 습지 보호 관리 계획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따라 주민 불편도 일부 예상된다. 환경보전 차원에서 출입관리, 탐방 및 이용 제한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지정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반영해 생활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관리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출입 통제 시기에 따른 농·축산 활동의 제한, 방문객 감소로 인한 주변 상권 영향, 교육·탐방 프로그램 참여 절차 등의 변화가 예상된다.

도는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단계적 출입 관리, 주민 참여 프로그램, 환경교육 확대 등 보완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자연휴식년제 적용 오름은 몇 개나?

제주도는 오름의 훼손 상태에 따라 자연휴식년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훼손이 심각한 오름에 대해 일정 기간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된 오름은 도너리오름, 송악산, 백약이오름, 그리고 현재 물찻오름까지 4곳으로 확인된다. 이들 오름은 식생과 지형 복원을 위해 출입제한 기간을 갖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연장되는 경우도 있다.

자연휴식년제는 제주도 내 훼손된 오름의 식생 복원을 위해 출입을 제한하는 제도이며, 기본적으로 5년간 출입 통제가 원칙이다. 훼손 상태에 따라 전문가 진단과 도의 절차를 거쳐 지정된다.

이 같은 보호정책은 제주 오름과 습지의 생태적·경관적 가치를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