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도시는 화려한 선언이 아닌 구체적 실천의 축적이다.
이 책은 정원을 도시의 중심 요소로 자리매김하는 다양한 시도를 체계적으로 기록한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과 온수진 서울시 조경과장이 함께 엮어낸 '정원도시 서울의 비전과 방법, 사례와 쟁점'이 수록돼 있다.
정원은 단순한 경관을 넘어 인프라이자 문화이며, 치유와 경제의 매개체이자 공존의 질서를 구현하는 공간이다. 반려동물과의 공존, 나무의 탄소저장 기능, 공원 운영 혁신, 야생동물 관리, 시민정원사 양성,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이르기까지 정원도시 서울의 비전과 실행 방안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1장에서는 정원의 일상화와 생태적 가치를 조명한다. 벌과 나비 등 수분생물의 회복을 위한 미세 정원의 역할, 정원이 정신건강과 회복탄력성에 미치는 과학적 효과, 정원 가꾸기를 시민의 기본권으로 제안하는 권리 담론을 전개한다.
나무와 숲의 탄소흡수 기능과 전 주기 관리의 중요성, 식목일의 역사적 의미와 현대적 실천, 반려동물 및 야생동물과의 공존 방안을 제시하며, 공원 운영을 금지 중심에서 환대 중심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접근을 소개한다.
2장에서는 공원 이용 문화의 진화와 정원도시의 실행 전략을 분석한다. 맨발걷기와 반려식물 등 새로운 트렌드, 공공공간의 의자 배치를 통한 사회적 포용, 추상적 비전을 구체적 제도와 매뉴얼로 전환하는 과정을 살핀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사례를 통해 고유성과 시대성으로 문화 경쟁력을 분석하고, 10년간 축적된 시민정원사 양성 성과와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 의미를 조명한다. 일본과의 교류 경험을 바탕으로 시스템보다 문화가 선행하는 선순환 구조를 강조하며, 모범답안의 수입이 아닌 도시 고유성에 기반한 해석을 권한다.
이 책은 2023년 5월 '정원도시, 서울' 선포 이후 2024년 '5분 정원도시 서울'로 발전하는 2년간의 과정을 일관되게 추적한다.
두 저자는 궁극적으로 "정원도시는 시스템보다 문화가 먼저"라는 결론에 도달하며, 독자들이 이 책을 딱딱한 정책 보고서가 아닌 정원도시를 위한 작은 움직임을 격려하는 문화 설명서로 받아들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