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마다 빛이 켜지고, 광장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서 있다.
높이 솟은 나무들은 밤하늘을 향해 빛의 언어로 기쁨을 속삭인다. 흰 눈송이 무늬가 어둠 속에서 반짝이고, 별처럼 빛나는 장식들이 겨울밤을 따뜻하게 감싼다.
사랑의교회 시계탑 옆에 선 거대한 트리는 도시의 심장처럼 뛴다. "Peace on Earth"라는 글귀가 그 아래 빛나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올려다본다.
2,000년 전 베들레헴의 작은 마굿간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이렇게 온 세상의 광장과 거리를 밝히고 있다.
실내에는 더 따뜻한 빛들이 기다린다.
구유 안의 아기 예수를 향해 모여든 동방박사들과 목동들, 그들의 시선은 모두 한 곳을 향한다.
천막 안에서 새어 나오는 빛은 성스러운 순간을 조용히 증언한다. 낙타와 양들도 함께 무릎 꿇고, 천사는 날개를 펼친 채 그 장면을 지켜본다.
흰 눈 위에 놓인 빨간 장식들 사이로 순록들이 서 있고, 작은 눈사람이 미소 짓는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반짝이는 불빛 아래 펼쳐진 이 작은 세계는,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순수하고 평화롭다.
아이들이 상상하는 거룩한 밤의 모습이 여기 있다.
인천공항에는 산타클로스가 매달린 채 손을 흔든다.
그는 웃으며, 우리에게 말한다.
기쁨은 나누어지기 위해 존재한다고, 사랑은 전해지기 위해 생겨났다고.
서울 조계사에는 올해 여지 없이 크리스마스 점등식이 열렸다.
예수의 탄생은 인류의 기쁨이다. 종교를 넘어선다. 자비와 사랑은 동체다.
크리스마스는 단순히 날짜가 아니다. 그것은 기억이고, 약속이며, 희망이다.
어둠이 가장 깊은 겨울밤, 우리는 빛을 밝힌다.
추위가 가장 매서운 계절, 우리는 따뜻함을 나눈다.
세상이 때로 차갑고 외로울 때, 우리는 함께 모여 노래한다.
모든 트리의 꼭대기에는 별이 빛난다. 2,000년 전 그 밤, 동방박사를 인도했던 별처럼.
우리는 여전히 그 별을 바라보며, 길을 찾는다.
사랑으로 가는 길, 평화로 가는 길, 서로를 향한 길을.
폐기될 책 4,000권으로 만든 경북 경산시 대구대학교 트리.
크리스마스에는 선물보다 더 소중한 것, 장식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다.
함께 있다는 것, 기억한다는 것, 그리고 여전히 사랑한다는 것이다.
거리의 모든 빛이, 트리의 모든 장식이, 구유의 작은 아기가 우리에게 말한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어둠은 영원하지 않다고. 그리고 가장 작은 빛도 밤을 이길 수 있다고.
메리 크리스마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