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공원과 다양한 시설의 수직·다층적 복합화 : 공원(상부) + 다양한 필요시설(하부). 서울시 제공


서울시 강북구 미아동 일대가 규제 철폐를 통한 혁신적 주거 단지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22일 미아동 130 일대 재개발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하며 이 지역을 오패산 녹지 축과 연결된 고품격 주거지로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기획의 핵심은 서울시가 새롭게 선보이는 입체공원(층층공원) 제도의 첫 적용이다.

층층공원 도입으로 실현하는 도시 공간의 수직적 혁신

서울시는 기존에 사용하던 입체공원이라는 용어를 시민들이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층층공원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이번 사업에 처음 도입했다.

층층공원은 공원과 각종 생활 기반 시설을 수직적이고 다층적으로 설계하여 토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공원 한 층과 시설 한 층이라는 슬로건 아래 상부에는 푸른 녹지를 조성하고 하부에는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편의 시설을 배치함으로써 자연과 일상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 환경을 도모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민 일상을 채우는 층층공원 하부의 세부 편의 시설

층층공원의 하부 공간은 지역 주민들의 실질적인 생활 편의를 증진하는 다양한 시설로 채워진다. 우선 대규모 공영주차장이 복합적으로 조성되어 기존 오패산 공영주차장과 인근 노상 주차장의 기능을 대체하며 지역의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주민들이 상시 이용할 수 있는 다목적 체육 시설이나 도서관, 어린이집과 같은 커뮤니티 공간이 들어설 계획이다.

경사지라는 지형적 특성을 활용하여 보행 약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실내외 연결 통로가 마련되며 주민 소통을 위한 카페나 문화 전시 공간 등도 배치되어 단순한 공원을 넘어선 지역 거점 시설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미아동 130 일대 및 미아동 258·번동 148 일대 신속통합기획 통합 조감도. 서울시 제공


녹지 축 확장과 사업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

이번 기획을 통해 과거 주택지 개발로 끊겼던 오패산 녹지 축이 미아역 일대까지 시원하게 확장된다. 서울광장 면적의 90%에 육박하는 대규모 공원이 조성되는데 이는 인근의 다른 정비 구역과 연계되어 지역 차원의 거대 녹지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특히 층층공원 제도를 활용하면 공원 부지를 민간 소유 대지로 유지할 수 있어 아파트 획지 면적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이를 통해 별도의 용도 지역 상향 없이도 실질적인 용적률이 270% 이상으로 상승하며 세대수 역시 1,730 세대 규모로 늘어나 사업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지형 극복과 지역 간 단절 해소를 위한 도로 정비

미아동 130일대는 최대 25m에 달하는 가파른 고저 차이로 인해 지역 간 연결이 원활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단절을 해소하기 위해 인근 미아 9-2 구역과 연계한 통합 도로 정비 계획을 세웠다. 기존에 분리되어 있던 도로의 높낮이를 동일하게 맞춰 옹벽을 없애고 폭 25m의 넓은 도로를 구축하여 동서 지역을 하나로 잇는다.

또한 경사가 심한 구간에는 1/18 이하의 완만한 경사도를 적용한 보행로를 설치하여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공원과 단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상 속 공원의 쾌적함과 각종 시설의 편의성을 누리며, 지역과 보행녹지가 연계되는 ‘미아 센트럴 파크웨이’. 서울시 제공


초등학생의 안전과 일조권을 고려한 세심한 설계

단지 북측에 위치한 화계초등학교와의 상생을 위한 건축 계획도 눈길을 끈다.

학교의 일조권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학교와 맞닿은 쪽에는 공원을 배치하고 건물 높이를 십 층 이하로 낮게 설정했다. 학교에서 멀어질수록 건물이 점차 높아지는 스카이라인을 적용하여 최고 35층에 이르는 입체적인 경관을 연출한다.

특히 학교로 가는 길은 계단이나 경사가 없는 평탄한 보행로로 정비하여 아이들이 사고 위험 없이 통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이른바 초품아 단지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정비 사업 규제 완화 적용과 향후 추진 계획

서울시는 이번 사업의 실현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성 보정계수(1.8)를 적용하고 층층공원 설치 비용을 상한 용적률에 반영하는 등 파격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도입했다.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정체되었던 재개발 사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정비 구역 지정을 마무리하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남아 있는 후속 절차를 신속하게 밟아 나갈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추구하는 입체적 도시 공간 창출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